핸드폰으로 시각을 확인했다. 새벽 네시 십팔분. 숫자조차 을씨년스럽다 한밤중에 잠에서 깼다. 열대야에 가뜩이나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밖에서 왠 여자 울음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절절하게, 마음 속 깊은 데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처절한 울음소리 멍한 상태에서 부시시 몸을 일으켜 앉으니까 곧 그 울음소리에 반응해 내 몸 세포 구석구석의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흑, 흑하는 여자의 호흡에 내 숨까지 턱턱 막히고, 온 몸의 털이 바짝 곤두섰다 처음에는 맞은편 고시원에서 사는 사람이 방 안에서 울고 있는줄 알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끔찍한 생각은 어떤 '죽음', 자살. 어느 고시원에서 누가 자살한지 며칠만에 발견되었더라, 하는 뉴스에서만 보던 이야기. 새삼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가 얼마나 끔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