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372

161120

오랜만에 블로그 일기. 1. 누워서 스마트폰하기 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핸드폰 거치대를 샀다. 옷장 모서리에다가 고정시켜 놓았다. 이제 매트리스를 깔고 누우면 거치대에 폰을 끼우고 유투브 영상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누워서 폰 하기는 생각만큼 heavenly~하지 않았다. 화면 조작이 불편하고 폰 화면 각도를 세밀하게 맞추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폰 각도는 내 몸을 요리 조리 움직여서 시각적으로 편안한 각도를 찾으면 되긴 하다. 어쨌든 지금도 누워서 타자치기 불편해서 결국 엎드려서 폰을 하고 있다. 승모근과 거북목에 매우 좋지 않은 자세로. 2. 헬스장에서 핸드폰을 발가락 위에 떨어트렸는데 뼈가 부러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다음 날 병원에 갔더니 실제로 뼈에 금이 갔다고 했다. 그리하여 반깁스..

Diary 2016.11.20

161030

몸을 망가트리니 마음도 망가지고 머리도 안 돌아간다. 몸은 정직한 기계와 같아서 입력된 정보에 매뉴얼적으로 반응하고 작동한다. 설령 그게 잘못된 정보라 할지라도. 가짜 코인을 넣어서 작동시킨 자판기가 고장이 나듯 그래서 내 몸도 고장이 난 것이다. 회복 불능이 되어버리기 전에 정직하고 건강한 생활로 삶을 바로잡아야겠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정신도 건강할 수 있다.

Diary 2016.10.30

161016

1. 일기를 쓰려고 날짜를 보니 오늘이 16.10.16이었다. 애니웨이. 2. 어쩌다보니 오늘 잠깐 홍대 주변을 쓱 걸었다. 예전에 홍대 분위기(홍대입구역 근처를 제외한)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소박한 분위기의 외곽 골목길의 카페, 작은 상점들, 그 거리를 걷는 사람들. 언젠가 한번 제대로 홍대 합정 부근을 걸어봐야겠다. 3. 주말에 본 영화 두 편. 우선 싱스트리트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유쾌하고 기분좋은 영화였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노래들이 전부 다 좋았다. 아마추어 밴드를 통한 한 평범한 소년의 성장기라고 하기엔 노래와 연주실력들이 지나치게 고퀄이었지만 뭐 영화니까... 어쨌든 영화를 보는 내내 흐뭇했다만 영화가 끝난 뒤 주인공들이 모두 스무살 언저리임..

Diary 2016.10.16

160831

회사는 서로 물고 뜯는 정글^^!! 물리고 뜯길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이 평화롭고 현명한 사회생활의 유일한 방법이다. 멘탈이 흔들릴수록 정신줄 바짝 잡고 업무에 집중해야 더 큰 사단이 나지 않으니, 감정에 집중하지말고 이런 때일수록 이성을 풀가동할 것. 파고들수록 상처는 아물 틈 없이 깊어질 뿐이다. +)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오직 나 스스로에게 떳떳하도록 말하고 행동할 것.

Diary 2016.08.31

160816

내 생각에 잊고 싶은 기억과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기록하는 것이다. 과거는 외면하려 들수록 찰거머리처럼 머릿 속에 들러붙고 잊으려 할수록 문득 문득 가슴 속을 날카롭게 헤집으며 현재의 나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그 날 그 순간을 기록하면, 찰나의 안일함과 잘못된 행동이 온전히 나의 자발적인 선택이었음을 명백히 인정하게 된다. 시간을 되돌린다 한들 같은 일이 반복될 것임을 안다. 중요한 건 앞으로는 좀 덜 흔들리며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 나를 더 사랑하려 하기 전에 나를 미워하는 일부터 줄이세요, 라고 꿈꾸라에서 타블로가 말했다

Diary 2016.08.16

160814 아침

1_ 서울이 아무리 가마솥 더위라고 해도 집에만 있는 것보다 예쁘게 차려입(었다고 믿)고 집을 나서는 기분이 제일 좋다 2_ 오랜만에 발견하니 기분좋아진 것들 : 자미로콰이 노래, 무라카미하루키의 문장, 옷장에 쳐박아둔 채 잊고 있었던 여름치마 3_ 다이어트 꾸준히 열심히 해서 한달에 1키로씩만 쭉쭉 뺀다고 하면 내년 초 드디어 목표 몸무게 달성 가능할듯?! 내년 3월까지 46키로 딱 찍고 유럽여행 가고 싶으다

Diary 2016.08.14

개인의 사정과 오해

개인의 말할 수 없는 사정이라는 게 있다. 자신의 사정에 대해 말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알 수 없으면 오해가 쌓이고 미움이 자라나는 법이다. 하지만 이 말 못하는 사정이라는 것에는 대개 말 못할만한 이유가 있다. 말 못할 사정의 크기는 저마다 다양해서, 별 거 아닌 시시한 사정에서부터 당사자에게는 끔찍하도록 비참하여 영원히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정도 있다. 그래서 말을 못하고 오해가 쌓이고 미움이 자라나게 된다. 그러니까, 걔도 사정이 있으려니 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내 기준으로 상황을 이해해서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을 키워서는 안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사실 인간의 이성과 감성의 알고리즘이라는 게 그렇게 자비롭게 작동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말 못할 사정을 간직한 사람..

Diary 2016.08.12

꽤 괜찮은 토요일!

어젯밤 캔맥주를 마신 탓인지 깊이 잠들지 못하고 새벽에 눈을 떴다. 몸을 일으켜 스탠드를 켰다. 토요일 아침인데 굳이 억지로 자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깎아두었던 아오리사과를 먹으며 이번주에 챙겨보지 못한 드라마를 보았다. 배를 채우고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나니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누웠다. 한두시간 짤막하게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니 여덟시였다. 여덟시는 토요일 아침 기상시간으로 아주 적합한 시간이다. 삶은 계란을 하나 까먹고 포도를 한 송이 씻어먹었다. 늑장부리다가는 나가기가 더 귀찮아질 것 같아 대충 위가 짧은 루즈핏 티셔츠와 디스트로이드진을 입고 집을 나왔다. 집 근처 치과에 걸어가서 스케일링을 받고, 버스를 타고 동대문 쇼핑몰로 향했다. 쿠폰으로 공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옷..

Diary 2016.08.06

160521 토요일

그 오빠가 나를 자꾸 좋아해 그래서 내가 너무 힘들다 라고 이야기하는 여자애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5월의 마지막주 일요일 아침이었다. 7시도 채 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고 남자애는 무료해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질투인지 무관심인지 그건 분명하지 않지만 한가지 분명하게 캐치할 수 있었던 건 무료함의 표정이었다. 나는 그 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더 슬퍼졌다. 오늘은 새 소리를 들으면서 일어났다.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었는데도 창문을 열어놓은 바람에 일찍 일어나 버렸다. 여러가지 안 좋은 사건들이 조각조각 이어져서 나를 힘들고 우울한 기분에 휩싸이게 했다. 토요일인데 일요일인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나는 우울하다. 여자애의 이야기가 나를 슬프게 한 건 내가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을, 시대를, 추..

Diary 2016.05.21

5월 14일

어쩔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머리 속에 그려두었던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제 멋대로 흐트러지고 뭉뚱그려질 때. 내가 나보다 빛나는 타인과 비교되어 초라하고 볼품 없게 느껴질 때. 그런 순간들이 내 자신을 온전히 삼켜버리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깊은 호수 같은 마음으로 파동이 표면 위에서 고요하게 멎을 수 있도록. 내가 기억하고 기록하는 나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만큼은, 내가 가장 빛나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Diary 2016.05.14

오늘 일기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는 일기를 써야 한다. 마음 속에 엉켜있는 생각과 감정들을 하나씩 풀어서 가지런히 정돈해 두고 하나 하나 그 정체를 살펴보아야 한다. 마음을 정리하지 않은 채로 살다보면 마음 속의 혼돈이 한 구석에 웅크린채 자리잡고 있다가 슬금슬금 커져서 내 마음과 내 정체성을 온통 잡아먹고 말지 모른다. 내가 혐오하는 몇몇 사람들(특히 30대 이상의 어른들)은 어쩌면 마음 정리를 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 악독하게 변해버린 것일지 모른다. 그들 마음 속의 혼돈이 그들 자신을 통째로 잡아먹는 것을 막지 못해서 온통 그을리고 새까만 마음으로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Diary 2016.04.29

다시 블로그

4년 전 취직한 이후로 평범한 직장인1로 살아가는 중이다. '미지의 세계'라는 웹툰을 읽은 뒤에, 사실은 나도 이렇게 마이너하면서도 비뚤어지고 자기연민적인 관심종자였음을 떠올렸다. 좋아하던 인디 음악과 영화와 소설들, 하루에 두 시간씩 듣던 라디오, 산책, 셀프 사진을 찍고 엉킨 문장을 쓰던 것. 그 모든 것을 취직하면서부터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나는 괜찮지 않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Diary 2016.03.28

160228

1 남자친구가 사근동으로 이사를 왔다. 나는 금호동, 남자친구는 사근동. 한결 가까워졌다. 사근동은 골목이 좁고 경사가 심하다. 도로 양 쪽으로 오래된 빌라와 상가들이 쭉 이어져있다. 앞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새로운 동네에 앞으로 차근차근 정을 붙여 나가게 될 것이다. 배달이 가능한 꽤 맛있는 백반집이나, 커피맛보다는 값이 싸고 조용한 카페 같은 장소들을 발견하면서. 2 회사생활을 하기 시작하고, 개인적으로 소중히 여겼던 것들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되면서 내가 원하는 모습과 현실과의 괴리로 인해 늘 우울해하고 있다. 그 간극을 메꾸려고 발버둥치는 일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꿈꾸는 삶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너무 큰 변화를 필요로 하는 선택지를 걸러내고 남은 것들을 위한 노력이라서 결국 물거품처럼 힘..

Diary 2016.02.28

애교녀와 철벽녀

천성적으로 나는 애교가 많은 편이 못된다. 세상에서 내가 유일하게 얘교를 부리는 사람은 내 남자친구 뿐이다. 그것도 사귄지 3년쯤 되서야, 조금씩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애교를 실천해보기 시작했었다. 대체의 경우 나는 철벽녀이다. 상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뿐만 아니라 내게 악의 없이 호의를 베푸는 좋은 사람들에게도, 심지어 내심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에게까지도 나는 철벽을 친다. 우연히 마주쳤을 때 웃으며 인사를 한다거나, 조금의 호의로 느껴질 수 있는 행동을 하는 데에도 주저하게 된다. 이건 좀 지나치지 않나 싶은 답답한 행동과 태도가 스스로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좀처럼 고쳐지질 않는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애교가 많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사람들, 누구에게든 마음을 쉽게 열고..

Diary 2015.10.01

141003

2박 4일의 홍콩 일정을 마치고 새벽 5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뒤에 앉은 양복 입은 아저씨 때문에 의자를 젖히지도 못하고, 옆에 앉은 동남아 청년이 계속 뒤척뒤척거리는 바람에 깊이 자지를 못했다. 자리를 옮겼다간 예민한 척한다고 팀원들이 꿍시렁거릴까봐 꾹 참고 그냥 세시간의 비행을 버텼더니 컴퓨터를 하고 있는 지금 이순간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이 어지럽다. 올해 초 스위스 출장을 다녀왔을 때는 못되쳐먹은 과장년과 공감능력 제로인 남자 상사놈들로부터 하도 갈굼을 당해서 귀국하자마자 다음날까지 꼭 인생계획을 다시 세워서 사표를 내리라 다짐했는데, 어영부영 살다보니 갈굼의 횟수도 잦아들고 다시 또 버틸만 해져서 이렇게 결국 두번째 홍콩 출장을 다녀오게 됐다. 홍콩은 꽉 막히는 교통, ..

Diary 201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