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말할 수 없는 사정이라는 게 있다. 자신의 사정에 대해 말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알 수 없으면 오해가 쌓이고 미움이 자라나는 법이다. 하지만 이 말 못하는 사정이라는 것에는 대개 말 못할만한 이유가 있다. 말 못할 사정의 크기는 저마다 다양해서, 별 거 아닌 시시한 사정에서부터 당사자에게는 끔찍하도록 비참하여 영원히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정도 있다. 그래서 말을 못하고 오해가 쌓이고 미움이 자라나게 된다. 그러니까, 걔도 사정이 있으려니 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내 기준으로 상황을 이해해서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을 키워서는 안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사실 인간의 이성과 감성의 알고리즘이라는 게 그렇게 자비롭게 작동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말 못할 사정을 간직한 사람은 미움을 얻게 된다. 나이를 좀 먹고 사회생활을 몇 년 하면서 나는 절충선을 찾아야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사정을 설명하되 온전한 진실이 아닌 적당한 거짓말로 상대방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을 골라서 적당히 둘러대고 넘어가야,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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