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난 요가를 진심으로 즐기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닌데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끌어안고 있었다. 시험 보는 수험생처럼 기초를 탄탄히 하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매사에 진지하고 치열해지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그것대로 좋다. (열심히 하면 좋잖아요.) 하지만 무리한 목표 탓에 현재 누릴 수 있는 즐거움마저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의문이다. 요가가 주는 정신적 고양, 고요하고 단순한 세계, 자유로움, 가벼움, 넉넉함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그건 정말이지 손해 보는 짓이다. 즐기지 못하면 손해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무인양품의 디자인 철학은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라고 한다. ‘이것이 좋다’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