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쓰고 싶은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기 쓰는 행위 자체에 대한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일기를 쓰기 위해서는 오늘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그게 내게 어떤 감정을 불러 일으켰는지 돌이켜 보아야 한다. 오늘 내 신체에, 혹은 의식으로만 나타났다가 다시 잠재 의식으로 흘러 들어간 감정들을 끄집어내서 탐구해본다. 그러면서 내 상황이나 내 감정 상태를 근본적인 부분에서 이해하게 된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자극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하루를 보낸 뒤, 더 자극적인 컨텐츠를 머리 속에 쏟아부으면서 상처 받고 힘들었던 기억을 덮어버리곤 한다. 기억은 사라진 듯 하지만 어느 순간 이상한 방식으로 신체화 되어 나타난다.다시 감정을 다스리고 나 자신을 위로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