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예술의 중요한 사조 중 하나는 바로 ‘내러티브의 해체’이다. 뚜렷한 내러티브나 주제의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억지로 이해시키는 것은 어쩌면 일종의 폭력이 아닐까? 이성적인 사유를 강요받는 데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제 예술은 그 어떤 논리적 이해나 정답도 요구하지 않고 단지 ‘공감’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또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잠시 일상을 잊고서 짜릿한 일탈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는 공연이다. 에서 선보이는 동작들은 낯설고 새로우면서도 동시에 왠지 익숙한 느낌을 전해준다. 그것은 이 공연의 안무가 스페인 전통 무용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스페인 전통 무용이 우리의 전통적 춤사위와 어떤 유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그러나 그러한 전문적인 해설을 차치하더라도 에서 나타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