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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7

집이 오래된 주택이다보니 종종 바퀴벌레가 나온다. 요새 날씨가 풀렸더니 어제는 커다란 바퀴벌레를 두 마리나 보았다. 더 심해지기 전에 방역을 해야겠다 싶어서 숨고로 업체를 불렀다. 오늘 오후 방역 작업이 완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카카오로 10만원을 송금했다. 작년에는 더 낮은 가격으로 방역을 했는데 비싸다고 느꼈던 반면 10만원이 꽤 저렴하다고 여겨지는 걸 보면 씀씀이가 헤퍼진 것 같다. 원래는 동생이랑 10만원을 나눌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4만원만 보내달라고 할까. 아니면 선생님 월급도 작은데 그냥 내가 부담할까. 내가 부담하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는 마음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게 너무 좀스러운가. 서른이 넘는 세월을 가난 속에 살았고 내 것 네 것을 구분하고..

Diary 2023.03.07

책 / 남자들은 머핀을 싫어해

렌은 조난 긴급구조자처럼 섹스를 한다. 그게 마음에 든다. 다시 말해, 섹스가 참으로 섬세하다는 것이다. 섹스 경험은 많지 않지만, '멋진 섹스'는 나이와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나이가 들었는데도 형편없는 섹스를 하는 사람이 있고 젊어도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다. 아무래도 상상력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머리 나쁜 남자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남자가 멋진 섹스를 할 리 없다. - 다나베 세이코, 중에서

Review 2022.12.30

눈이 내릴 때까지

- 이와코는 오바의 가슴에 꼭 알맞게 파묻혀 늘 감탄한다. '어쩜 이렇게 사람을 안을 수 있을까.' 포옹뿐만 아니라, 입술 위에 따스한 눈처럼 떨어지는 남자의 부드러운 입술도 어딘지 모르게 자신의 입술과 꼭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감탄하고 만다. 몸이, 또는 인생의 틀이 잘 들어맞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바의 몸은 딱딱하지만, 이와코에게는 하나도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팔도 혀도 입술도 한없이 부드러웠다. 남자의 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생명의 매끄러움 그 자체라는 느낌이었다. 몸 자체가 만족의 한숨인 것 같았고 이와코는 그 한숨에 안겨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 언니는 미래의 불안을 강조하지만, 이와코는 옛날에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을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다. 경리부 남자는 주..

Review 2022.12.30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 실험자의 46.9%는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행독과 상관없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금 하는 일과 관련 없는 생각을 할 때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덜 행복하다고 느꼈다. 즉, 눈앞의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는 행복을 느끼기 어렵고 집중할 때는 행복을 느끼기 쉽다는 거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떤 일에 열중할 때 그 순간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충족감이 있다. 왜냐하면 어떤 일에 열중할 때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와 구글이 도입해 화제가 된 '마음챙김명상'은 깊은 호흡에 의식을 집중해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음으로써 심신을 정화하는 데 목적을 둔다. '번뇌를 버린다'를 바꿔 말하면 '의식을 지금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시키는 것(그러면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Review 2022.12.24

사물에게 배웁니다

- 식물에게 완성은 없다. 내가 그리던 목표의 마지막 장면이 실은 구체적이지 않은 것처럼. 그저 매일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고 물을 때면 언제나 원거리를 멀찍이 쳐다보게 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먼 시선보다는 촘촘한 자각이 더 도움을 준다. 어제와 한껏 달라진 내 모습이 지금의 생활에는 무엇보다도 기념이다. 내가 가장 원하는 일은 지금에 가까이 눈을 두고 조목조목 들여다보며 그 과정을 만끽하는 일. 조금씩 달라지는 매일의 표정을 알아채고 싶다. 이루고 싶은 장면이 너무 멀어서 쉽게 지치던 시간을 달리 바라보고 싶다. 오늘의 바람에 조금 더 묵직하게 일렁이는 건강한 아보카도 잎처럼. - 임진아, 중에서

Review 2022.12.24

불안과 무기력을 다스리는 법

https://youtube.com/watch?v=7cfn8-SgVbA&si=EnSIkaIECMiOmarE - 불안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느끼는 익숙하지 않은 감정. - 자기 반성은 맑고 화창하고 컨디션이 좋은 날에 하자. - 날이 흐린 날 즐거운 대화를 하고, 날이 맑은 날 자기 점검을 한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긴장감'. - '모호하고 불확실한' 불안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은 '작고 구체적인 것'을 만드는 것. 예) 이번 주 할 일. - 몸과 마음은 같은 에너지원을 갖는다. 무기력할 때 잘 먹고 잘 운동하자. - 세상은 내가 바꿀 수 없지만 세상을 보는 관점은 바꿀 수 있다. - "생각한 것보다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에도 분석해보기. - 분노는 '좁은 공간에 갇혀 화가 강하게 타오르는..

Diary 2022.12.24

221125-27 제주도

회사일에 가장 찌들고 지쳐있을 때 제주도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서귀포에서 1박, 협재에서 1박. 그렇게 금토일 여행을 다녀온 후 월요일 오전반차를 누리고 있다 (아빠랑 병원을 갈 예정이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아빠 혼자 오전 검사를 받으러 가셨다). 다행히 오늘은 재택근무일이어서 출근도 안 해도 된다. 집에 아무도 없으니 기분이 더 좋다. 여행을 다녀오고 가장 좋은 건 일상을 견디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좋은 것을 보고 많이 걷고, 새로운 곳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하고, 그런 건강한 자극으로 3일 동안 몸과 마음의 힘을 가득 충전한 느낌이다. 로켓배송으로 시킨 음식들은 착실하게 배송이 되었고 열시쯤 느즈막히 일어나 배송온 것을 정리하고 맛있게 아침을 먹었다. 새로운 자극을 부지런히 경험하는 것, 혼자만의..

Travel 2022.11.28

넷플릭스 / 썸바디

1.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들끼리 완전히 이해받는 세계. 그래서 이 드라마가 어쩐지 나에게는 위로가 되었나 보다. 2. 네이버 블로그에서 발견한 결말에 대한 가장 완전한 해석처럼 느껴지는 댓글 (스포 포함) - 전 해석이 조금 다른데요. 드라마에서 그 썸원이란 프로그램과 여주는 동일시 되는데, 마치 기계가 사람을 배우는 것 같은 상황과 동일시하죠. 맥락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랑' 입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기계가 배워가는 과정이죠. 마지막 알고리즘을 해석하는 여주에게서 힌트를 얻어요. 엄마가 알려준 두려움 카드에 보면 엄마가 사랑하는 여주를 못보게 되는 것이 두려움이다 라고 정의해 놓았는데 여주는 거기서 자기의 감정을 해석해요. 그러면서 남주의 살인을 이해하게 되요. 살인을 할 때 상대방이 자신을 두려워하..

Review 2022.11.23

221116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고 버거울 때 우선 순위를 되새기면 안정이 된다. 병원도 가야 하고 심리상담도 예약 되어 있고 남자친구가 급 약속을 잡고 회사 일도 많은데 운동도 해야 한다면 [1] 일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언제 어떤 일을 할지 계획을 세운다 [2] '나를 지키는 것'과 관련된 일(건강하게 식사하고 꾸준히 운동하고 잠을 잘 자고 건강한 마음을 갖는 것)은 우선 순위의 영역이 아니라 이 모든 일을 잘 해나가기 위한 기본 조건임을 명심하자

Diary 2022.11.16

책 / 소설 보다: 가을 2022

오랜만에 담백하고 좋은 단편 소설집을 읽었다. 담겨 있는 소설들이 모두 마음에 들었고 인터뷰도 좋았다. - 인터뷰어 : 어쩌면 이 소설은 '정상적인' 삶의 연극성을 과장 없이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맡은 역할과 삶이 분열 없이 대응하는 인물입니다. 대학생 시절 "뭔가 다른게 되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연극 동아리에 가입했지만 비중 없는 대학생 역할만을 연기하게 되었던 것처럼요. 문득 하늘에서 떨어져 전조등을 고장 내는 "군청색 털 고무신"처럼 기이한 조짐이 있지만, 주인공은 그 조짐을 추적하지 못한 채 망각하고 말지요. 주인공은 특별한 사건도 일탈도 없이 살아온 자신의 삶에 공허함을 느끼다가도, 이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충만함까지도 묘하게 연극적이지만..

Review 2022.10.30

힘 빼기의 기술

- 어찌 보면 사랑은 인생의 가장 큰 위로 같다. 종교를 진지하게 믿기엔 과학 서적을 너무 많이 읽은 나는 사실 인간이라는 유기체가 세상에 나타난 데는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의미를 찾기엔 완벽하게 허무한 삶에서, 한 존재가 다른 수많은 존재 중에 하필 바로 그 단 한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막연하나마 '아, 내가 이 사람을 만나려고 이 세상에 왔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사건이라니, 대단한 위로가 아닐 수 없다. 종교가 주는 위로에 필적하는 위로다. 누가 종교에 대해 물어보면 나는 "전능한 신보다는 무능한 인간들 사이의 사랑을 더 믿어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사랑은 인간에게 닥치는 가장 근사한 이벤트이자동시에 가장 크게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사랑은 개체에서 전체를 발견하는 ..

Review 2022.10.27

221013

최근의 자기 연민과 내려놓음에 대하여 1. 모든 슬픔과 분노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한다. 2. 회사에서 신규 팀으로 발령난지 한 달이 좀 넘었다. 이직하고 일년 쯤 지나서 이제 좀 적응이 되나 했더니 팀을 옮기고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됐다. CEO 오더로 떨어진 미션 중 하나 ㅡ 자사를 중심으로 구축된 여러 클라이언트사 간에 협업 마케팅을 추진해서 상호 자원을 나눠 쓰고 시너지 효과를 내자! 라는 의도는 그럴 듯 하지만 과정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 ㅡ 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꾸려진 팀이다. 팀에 배치 받고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불만인 점은 팀장님이 아무 상의도 안내도 없이 일을 던지는 것, 친분이 있는 팀원과 친분이 없는 팀..

Diary 2022.10.08

피로

https://youtu.be/bfjGMMWxujc 피곤이 쌓이고 쌓인다. 조금 나아졌다가 다시 썰물처럼 악재가 밀려 들어온다. 그냥 이런게 다 인생인가. 나를 갉아먹으면서 살아지는 것. 8월부터 지금까지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 : 끔찍했던 가족 여행, 주택청약에 당첨되었다가 직주근접성이 떨어져 포기한 일, 부서 이동, 업무가 노답에서 개노답으로 바뀌고, 내 적성과 상극인 일을 담당하게 된 것, 아랫 사람을 케어할 여력이 되지 않는데 이상하게 평판은 좋은 팀장님과 일하는 것. 그래도 멘탈은 다잡으면서 살아가야지. 바람 분다고 꺾여버리면 돌아킬 수 없게 되니까. 바람 부는 대로 나부끼고 좀 억센 바람이 부는 때에는 굳은 마음으로 견디고 이겨내야지. - 새로 맡은 업무는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자. 최선은 ..

Diary 2022.09.21

220904

나는 피곤하다는 느낌을 당이 떨어진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어제 열두 시가 넘어 집에 들어와서 피곤해서 빵 세 개, 두유 세 개, 요거트, 초콜릿을 먹고 두시 반에 잤다. 원래는 초콜릿과 두유 정도로만 간단히 먹고 힘을 낼 생각이었는데 항상 무언가 먹기 시작하면 어떤 만족감을 얻기 전까지 계속 먹게 된다. 포만감을 얻기 위해 먹으려고 한 건 아닌데 배가 무거워질 때까지 먹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된다. 왜 과식하는 것을 자제하기가 힘든지 그 기전을 예전에 찾아본 적이 있는데 다음과 같았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인슐린이라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호르몬 (당을 지방으로 바꿔주는) 분비가 일어나는데 인슐린이 적정량보다 과다 분비되는 경향이 있다면 뇌는 포만감이 아닌 오히려 배고픔이라는 신호를 보내게 되고 에너지가 부..

Diary 2022.09.04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양극성 성향이 심한 사람은 몇몇 특징을 나타내는데 네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식욕이 증가하고 밤에 폭식증이 나타납니다. 탄수화물이나 매운 것을 먹으면 예민함이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 먹게 됩니다. 둘째,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납니다. 셋째, 몸이 무거워 주로 누워 지냅니다. 넷째, 타인에게 거부당하는 데 매우 민감합니다. 거부민감성으로 인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특히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에 몹시 예민합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보다는 표정이 어떠한지를 더 중시합니다.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지 과하게 생각하고 거기에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는 그 당시의 컨디션과 관련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잠을 못 잤거나 일이 많아서 피곤하면..

Review 2022.08.29

220825

아주 부산스럽고 힘에 부치는 나날들이었다. 지난 주 3일간 지리산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아빠와 동생과 24시간 붙어 있는 건 우리 모두에게, 특히 내게 너무 힘든 일이었다. 내가 싫어하는 아빠의 일면들 - 품격 있지 않은 행동, 잘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 자기 고집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 - 을 참아내지 못하고 나는 일일히 잔소리를 하며 받아쳤다. 그렇게 서로를 자잘하게 상처내는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폭식을 했다. 마침 아이허브에서 주문한 프로틴바와 쿠키들이 도착했길래 다 해치우고 숨쉬기도 힘든 상태가 되어 칼로리를 계산해보니 간식만 이천 칼로리 넘게 섭취한 꼴이었다. 아빠와 더 이상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 그런 데서 안도를 느끼는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 이런 부도덕한 감..

Diary 2022.08.25

노 필터

-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각적 관점을 엿본다는 것은 대단히 진기한 경험이다. 인스타그램의 열아홉 번째 사용자이자 해시태그를 창안했던 기술자 크리스 메시나Chris Messina의 말에 따르면 이는 마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지구를 처음 봤을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한 심리적 현상을 만든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노르웨이에서 순록을 키우는 목동이나 남아프리카에서 바구니를 짜는 사람의 일상으로 곧장 뛰어들 수 있다. 자신의 삶도 남들과 공유하고 되짚어보면, 평범한 일상도 좀 더 심오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 메시나는 “인간의 여러 모습을 엿보게 해주어 세상과 그 세상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꿔놓는다. 인스타그램은 우리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며, 우리는 이 세상을 이해하는 수단으로 각..

Review 2022.08.17

두 개인주의자의 결혼 생활

- 결혼했을 땐 고민해 보지 않은 ‘결혼생활이란 무엇이어야 하느냐’를 그때부터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론은 어렵지 않았다. 생활에서 꼭 이래야 한다는 당위를 빼고, 우리 부부가 원하는 방식을 합의하에 스스로 고르면 된다는 것. 그래서 각방을 쓰기 시작했고, 주말 중 하루는 자기만의 시간을 보냈다. 물론 함께 있어도 본체만체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혼자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면 그동안 상대방은 다른 일을 하는 식이었다. 내가 책을 읽는 동안 아내 혼자 나들이를 다녀오는 일도 있었다. 자기만의 생활을 누릴 여유, 삶의 빈칸이 생기자 함께하는 시간도 더 행복해졌다. - 자기 존재를 잃지 않고 결혼생활을 꾸리려는 이들을 위한 팁 3 ① 모든 면에서 다 맞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깨닫자. 별생각이 없으면 갈등하는 ..

Review 2022.08.16

220702

작년에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 지하에 있는 서점을 발견한 후 종종 찾아오고 있다. 책 큐레이션이 잘 되어 있고 매장 내 소파가 여러 개 있어서 마음껏 책을 골라 읽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는 가끔 집은 내가 되고 라는 책을 여기에서 재미있게 읽었고, 오늘은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와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두 권을 골라 구매했다. 옆에 있는 빵집으로 옮겨 와서 책을 읽는데, 감정을 글로 옮겨 적으면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적혀 있는 부분을 보고 오랜만에 블로그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슬프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블로그에 일기를 씀으로써 감정을 정리하고 배설하고 정화가 되었던 경험은 이미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머릿속이 뿌연 안개처럼 자각..

Diary 202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