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21013

유연하고단단하게 2022. 10. 8. 10:57



최근의 자기 연민과 내려놓음에 대하여


1.
모든 슬픔과 분노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한다.


2.
회사에서 신규 팀으로 발령난지 한 달이 좀 넘었다. 이직하고 일년 쯤 지나서 이제 좀 적응이 되나 했더니 팀을 옮기고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됐다.

CEO 오더로 떨어진 미션 중 하나 ㅡ 자사를 중심으로 구축된 여러 클라이언트사 간에 협업 마케팅을 추진해서 상호 자원을 나눠 쓰고 시너지 효과를 내자! 라는 의도는 그럴 듯 하지만 과정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 ㅡ 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꾸려진 팀이다.

팀에 배치 받고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불만인 점은 팀장님이 아무 상의도 안내도 없이 일을 던지는 것, 친분이 있는 팀원과 친분이 없는 팀원(나)을 차별하는 것,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해 어떤 비전이나 고민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안 좋은 점만을 곱씹는 건 내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해로우니까 주어진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내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3.
"내가 이렇게 힘들게 열심히 일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 "나는 지금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것보다 더 능력 있고 더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생각으로 괴로워 하는 건 나의 가치를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SJ 사원님이 10년 넘게 일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녀를 YH 매니저님과 같은 과장급이라고 생각하고 대우할까? 아니다. JE 사원임이 컴플라이언스팀의 일방적인 소통에 괴로워 한다고 해서 그녀의 고통이 임원 보고 자료를 작성하는 고통과 같은 수준으로 보상되는가? 그렇지 않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각자에게 매겨진 서열과 정해진 규율에 따라 대우 받고 보상 받는다. 다만 내 슬픔에 대해서는 내가 보듬어주고, 나와 조금 더 가까운 사람에게 좀 더 위로 받을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괴로움을 더 크게 느끼고 타인의 고통을 경시하므로 타인에게 온전한 이해를 바라는 건 부질 없는 일이다.

그러니 오늘 내가 한 일 내 행동에 대해서는 내가 알아주고 응원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목마른 나에게 내가 목을 축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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