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30427

유연하고단단하게 2023. 4. 27. 19:13



카페에서 주문을 하려고 카운터 앞에 서있으니 사장님인 듯한 남자가 당황한듯한 얼굴로 들어왔다. 허둥지둥 주문을 받으면서 전화로 지금 어디 있니? 이거 어떻게 하는거야? 묻는 걸 보니 알바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듯 했다.
요즘 내가 겪고 있는 일 때문에 사장님에게 감정 이입이 되면서 '이 알바생은 업무시간에 어딜 간거야. 왜 어떤 사람들은 자기 일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 거지.' 하는 짜증이 솟아났다.
5분이 채 되지 않아 알바생이 서둘러 가게로 들어왔고 주문은 잘 접수가 되었고 사장님이 미리 조리해 놓은 덕분에 음식도 빠르게 나왔다. 내 마음도 '그래, 사람이 화장실도 갈 수 있고 잠시 자리도 비울 수 있지. 그게 사람인걸.' 하고 누그러들었다.


최근 팀 내 업무 분장이 바뀌었다. 그런데 나와 정/부로 일을 같이 하게 된 분이, 자신이 일이 많아서 부업무까지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얘기했다.

"팀장님에게 그런 상황을 말씀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음. 그냥 업무 분장이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팀장님이 확실하게 정해 주실 때까지 기다릴래요."

현재 내 일은 부담당자가 필요할만큼 많지가 않고 혼자서 충분히 핸들링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곧 새로운 일을 하나 더 맡을 예정이고, 팀장님이 업무 분장을 다시 조정할 것 같지도 않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보면 :
3. 내 업무를 정/부로 나눈다면 일을 어떻게 분배할 수 있을지 검토한다.
2. 팀장님에게는 그 팀원이 현재 room이 없어서 부를 맡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이미 팀장님께 한 번 말씀드렸고, 팀장님이 그 팀원이 그렇게 바쁘지 않다고 답했지만, 그래도 본인에게 한 번 더 확인해본 결과 그렇지가 않더라고 한번 더 얘기한다.)
1. 그 팀원에게 부업무를 맡는 것이 지금 한시적으로 어려운건지,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건지 상황을 정확하게 체크한다.

1 > 2 > 3 의 순으로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오늘 같이 점심을 먹은 다른 팀원이 '그 분은 이제 프로젝트 한 개만 담당하게 되었다면서요?' 라는 말을 전해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중간관리자로서 일을 잘 배분하지 못하고, 결단력을 잘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다. 논의 여부를 떠나서 아예 자기 일이 아니라고 자기 마음대로 확정을 지었다니 황당했다.

본인 입으로 들은 말도 아니고 전해 들은 말이니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지. 내가 많이 바빠보이면 알아서 도와주려고 하겠지. 이렇게 나만의 생각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는 건 무의미한 일이고 피해의식만 더 커질 뿐이다. 그냥 지금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리해보고 논리적으로 대응하자. 마음 쓰지 말고 머리를 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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