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127

콰뜨로

저녁식사 데이트 코스로 딱 좋은 홍대 콰뜨로에 다녀왔다. 인테리어 좋고 분위기 괜찮고 맛도 적당하고. 맛이 적당하다는 건 뭐랄까 너무 맛없진 않으면서, 그렇다고 걸신들린듯이 먹는 데 집중하게 되는 건 아니란 얘기다.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다른 사람과 같이 있어서 맛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짜증나기까지 하니까(나만 그런건가). 암튼 편한 친구보단 약간 긴장감이 있는 관계의 사람과 가기에 더 어울리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피자는 어느 정도 느끼해야 제맛인데 여기 피자는 도우가 너무 얇다. 그래서 미니멀한 토핑의 피자보다는 지난 번에 왔을 때 먹었던 하와이언 피자같은, 파인애플같은 강한 단 맛의 토핑이 얹어진 게 더 맛있었다. 파스타는 예전에 먹었던 토마토소스보다 크림소스가 훨씬 나았다. 요근래 먹어본 까..

Photos 2011.04.04

샤갈展

샤갈 (Chagall; Magician of Color) 사랑을 노래한 20세기 색채회화의 대가 2010년 12월부터 2011년 3월까지, 한국일보사는 서울시립미술관과 공동으로 20 세기 색채회화의 독보적인 화가인 샤갈의 전시를 개최했다. 러시아(현 벨라루스) 유대인 태생의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은 전 세계의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화가이자 미술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지닌 작가이다. 98세의 오랜 삶을 통해 동심으로부터 무용과 꿈, 사랑, 성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마를 그리며 현란한 색채와 형상으로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하였다. 그는 그 무엇보다 “변형”의 화가였다. 야수주의의 강렬한 색채와 입체주의의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였고, 여기에 고향 러시아의 비테프스크의 ..

Review 2011.03.30

헛헛함에 쓰는 헛헛한 일기

4학년 1학기가 시작된 지 이제 2주가 좀 더 지났다. 바쁘다면 바쁘고, 한가롭다면 한가롭고, 구제불능처럼 게으르다면 게으르고 뭔가 열심히 발버둥치(는 척하)기도 하고 뭐 그런 3월의 하루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관점이나 기분에 따라서 어떻게든 설명될 수 있는 그런, 무게가 애매한 하루하루들 나를 둘러싼 반경 몇 키로미터 이내의 조그만 세계는 너무 조용한데 유난히 안팎으로 싱숭생숭하고 불안한 일들이 많은 2011년의 봄,이라는 세계의 귀퉁이에서 '별 일 없어'라고 친구의 문자에 답장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를 새삼 생각해 보았다. 물론 내가 별 일 없이 살고 있다는 건 눈 감고 귀를 닫고 멈추어있기 때문에, 아무 것도 지각하고 생각하고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마는

Diary 2011.03.18

메이드 인 팝랜드

확실히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나 연인, 가족들과 미술관에 가고 싶을 때는 팝아트전시전을 찾는 것이 좋다. 눈을 사로잡는 선명한 색감, 뚜렷한 윤곽의 팝아트 작품들을 보다 보면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처럼 기분이 상쾌해지기 때문이다. 또 작품의 내용들은 대개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 없이 쉽게 소화되고, 작품 속에 녹아든 작가의 유머러스함을 이해한 관람객들로 하여금 가볍게 때로는 씁쓸하게 웃음짓게 한다. 미디어가 점점 더 자극적이 될 것을 요구받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이렇게 우리에게 이미 친근해진 여러가지 시각적 장치들을 여전히 생각 없이 보고 웃고 떠들며 지나치면서, 관람객인 우리는 다시 한번 작가(혹은 사회)의 조롱이 된다. 이번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었던 전시 작품들은 전통적인 팝아트 개념으로 묶..

Review 2011.02.25

Media Landscape, Zone East

2010 Liverpool Biennial - Screening at LOOP · 전시기간: 2011년 2월 10일(목) ~ 2011년 2월 27일(일), 연중 무휴 · 전시시간: 11AM – 8PM · 장소: 대안공간 루프 · 참여작가 명단: [중국] - Hu Xiaoyuan, Ma Qiusha, Zhao Yao [일본] - Sakakibara Sumito, Taguchi Yukihiro, Taro Izumi [동남아] - Fong Silas(홍콩), Ho Tzu Nyen(싱가포르), JOMPET(인도네시아), Wu Chi-tsung(타이완) [한국] - 구정아, 김기라, 김영은, 뮌, 박준범, 신기운, 오경민, 이현철, 정유미, 천경우 · 전시소개글: 글/ 서진석 이번 2011년 2월 10일부터 18..

Review 2011.02.19

게으름과 수동적 여가에 탐닉하는 이유

게으름은 사람의 천성이 아니다. 목표가 없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타인이 없을 때 사람들은 차츰 의욕과 집중력을 잃기 시작한다. 마음은 자꾸만 흔들리고, 불안감만 조성하는 해결 불능의 문제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마음이 붕괴되는 이런 최악의 무질서 상태를 피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불안의 샘을 의식에서 지워주는 자극에 의존하게 된다. 그것은 드라마 시청일 수도 있고 연애 소설이나 추리 소설같은 판에 박힌 이야기를 읽는 것일 수도 있으며 도박이나 섹스에 빠지는 것일 수도 있고 술이나 마약에 탐닉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들은 의식에서 벌어지는 혼돈을 짧은 시간 안에 줄여주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은 허무감과 불쾌감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의 즐거움' 중에서 어쩌면 '마음의 무..

Review 2011.02.18

몰입의 즐거움

주옥같은 문장과 표현들 속에 담겨있는 작가의 '사람(의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 여타의 자기개발서를 읽는 것보다 더 나를 반성하게 하고 생활의 의지를 주는 책이다. · 일상의 구조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경험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할당하고 투자할 것인가를 지혜롭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시간을 묘사할 때 쓰는 예산·투자·할당·지출 같은 용어는 재무 분야에서 빌려온 것이다. 혹자는 그래서 시간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는 편협한 자본주의의 색채가 짙게 배어있다고 주장한다. "시간은 돈"이라고 즐겨 말한 사람이 자본주의의 위대한 변호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이긴 하지만, 돈과 시간을 같게 보는 관점을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그것은 자본주의 문화만이 아니라 인류..

Review 2011.02.18

SeMA, 이미지의 틈

'SeMA 2010_이미지의 틈'전은 젊은 작가들의 창작을 활성화하고 동시대 미술의 담론을 생산해 온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2000년대 동시대 미술의 지형을 더듬어봄과 동시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소통하는 기회로 삼기위해 기획되었다. 또한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원한 역대 작가들(SeMA 2004~2008전, 난지창작스튜디오 1기~4기, 2008~2010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참여작가)의 작업에서 비교적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인 ‘이미지의 문제, 즉 시각성’을 주제로 설정하여 이를 다루는 작가들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전시이다. 이미지가 지배하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이미지를 현실 그 자체로 받아들이도록 시각적 트릭을 사용하여 유희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경향을 Part1. 이상한 거울_..

Review 2011.02.17

웹 폰트 색상표

■ 000000 black 블랙 ■ 2f4f4f darkslategray 다크슬레이트그레이 ■ 708090 slategray 슬레이트그레이 ■ 778899 lightslategray 라이트슬레이트그레이 ■ 696969 dimgray 딤그레이 ■ 808080 gray 그레이 ■ a9a9a9 darkgray 다크그레이 ■ c0c0c0 silver 실버 ■ d3d3d3 lightgrey 라이트그레이 ■ dcdcdc gainsboro 게인스보로 ■ ffffff white 화이트 ■ fff5ee seashell 씨쉘 ■ fffafa snow 스노우 ■ f8f8ff ghostwhite 고스트화이트 ■ fffaf0 floralwhite 후로랄화이트 ■ f5f5f5 whitesmoke 화이트스모크 ■ f0f8ff al..

Diary 2011.02.14

아빠랑 마주보고 저녁을 먹었다

아빠가 차려준 늦은 생일상을 먹었다 끓여놨던 미역국은 니 동생이 다 먹었다, 미안해하시면서 나없던 생일날 동생과 먹고 남았다는 갈비를 구워주셨다. 오랜만에 아빠랑 마주보고 앉아서 작은 식탁을 사이에 둔, 그 만큼의 거리에서야 주름이 깊어진 얼굴 염색이 벗겨져서 드러난 흰머리 특히 이빨이 빠져서 군데군데 휑한 입 속 아름답게 늙지 못하신 그 모습이, 적나라하게 눈에 들어왔다 나는 밥그릇만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묵묵히 숟가락질을 했다. 내가 아빠를 제일 미워했었던 그 시기에 아빠는 자신을 위한 삶을 포기하고 딸들을 위해서만 살겠다고 결심하셨고 그런 마음으로 10년을 살아내셨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아빠가 당신 자신을 위해 가지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저 무능력함과 무기력함만을 탓해..

Diary 2011.02.12

parallel world

지금 이 세계와 비슷한 세계가 다른 우주에 존재한다 여기서의 존재가 저기서의 존재와 대략적으로는 일치하지만 다소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예를 들면 다른 쪽에서는 달이 두 개 뜬다든지 다른 우주의 나는 좀 더 차가운 성격이라든지 평행세계의 의미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 수 있는 시공간의 일그러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생일선물로 1Q84를 선물받아서 기뻤다 책장 속에 늠름하게 꽂혀있는 하루키의 책들

Diary 2011.02.10

주전부리 추천

최고의 포테이토칩: 마켓오 순수감자 프로마즈 시중의 1500원짜리 감자칩들을 쩌리로 만드는 우월한 맛! 바삭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튀기지 않고 구운' 감자칩과 까망베르치즈가 듬뿍 토핑되어 풍부하게 느껴지는 치즈의 맛과 향. 굳굳 최고의 피자빵: 뚜레쥬르 쫄깃한피자빵 겉은 담백하면서 속은 쫄깃쫄깃한 도우가 대박임. 185칼로리란 착한 열량까지. 식으면 맛이 없고 데펴먹어야 제맛

Photos 2011.02.10

알랭 드 보통, KISS&TELL

1 이러한 상대성에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를 떠올릴 수 있다. 이것은 관찰자가 관찰을 시작함과 동시에 그 관찰 대상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하이젠베르크가 말한 것처럼 원자를 관찰하기 위해 현미경 렌즈를 조절하기 시작하면 관찰대상은 자기의식적으로 되고, 그에 따라 관찰대상은 관찰되지 않았을 때와는 다른 어떤 움직임을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누군가 망원경으로 몰래 훔쳐볼 때 거실 바닥에서 뒹굴고 싶었던 이들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음, 그렇다면 내가 집에서는 책 한페이지 안읽으면서 카페에서는 그렇게도 열심히 공부하는게 바로 불확정성의 원리로 비유될 수도 있겠군요 단순히 커피 덕분인줄 알았더니, 제3자의 시선이 필요했던 것이었구만 2 주변에서 하도 알랭 드 보통..

Review 201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