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게으름과 수동적 여가에 탐닉하는 이유

유연하고단단하게 2011. 2. 18. 00:38




게으름은 사람의 천성이 아니다. 목표가 없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타인이 없을 때 사람들은 차츰 의욕과 집중력을 잃기 시작한다. 마음은 자꾸만 흔들리고, 불안감만 조성하는 해결 불능의 문제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마음이 붕괴되는 이런 최악의 무질서 상태를 피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불안의 샘을 의식에서 지워주는 자극에 의존하게 된다. 그것은 드라마 시청일 수도 있고 연애 소설이나 추리 소설같은 판에 박힌 이야기를 읽는 것일 수도 있으며 도박이나 섹스에 빠지는 것일 수도 있고 술이나 마약에 탐닉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들은 의식에서 벌어지는 혼돈을 짧은 시간 안에 줄여주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은 허무감과 불쾌감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의 즐거움' 중에서






  
어쩌면 '마음의 무질서 상태를 피하려는' 천성 때문에 게으름에 빠지게되는 것일지 모른다. 가장 손쉽게 다른 세계로 의식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은 무가치하고 자극적인 매체에 빠져드는 것이니까.

어쨌든간에 오락 수단으로서의 대중매체는 긍정적이라기보다는 해악이 훨씬 크다. 시시각각 수많은 불안과 혼돈에 싸이게 되는 일상 속에서 순간적인 도피처가 필요하긴 하지만, 자꾸만 텔레비전이나 컴퓨터가 (인스턴트적으로, 동시에 자본주의 매커니즘을 기저에 두고) 유일하게 그런 역할을 하고 있으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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