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53

책 / 한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종종 나는 사람들에게 60대의 자신의 모습을 딱 한 장면으로 묘사해보라고 말한다. 시선을 멀리, 더 멀리 두고 상상해보는 것이다. 당신이 가장 도착하고 싶은 60대의 한 순간을. 이 상상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내가 있는 장소, 그곳의 분위기, 같이 있는 사람, 눈앞에 펼쳐진 풍경, 그때 내가 하고 있는 행동까지 최대한 자세하게 상상해보자. 멀리 떠 있는 풍선 같은 꿈이 아니라, 내 손에 쏙 들어오는 조약돌 같은 단단한 꿈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당신도 이 질문에 답해보길 바란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잠깐 이 책을 떠나도 좋다. 나부터 내가 꿈꾸는 60대를 한번 설명해볼까? 커다란 방 한가운데에 커다란 테이블이 있다. 이 테이블은 20대부터 내가 계속 쓰고 있는 바로 그 원목 테이블이다. 20대부터 평..

Review 2024.04.18

24/03/10 허기 관찰 기록

오후 시간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살짝 출출해져서 바나나를 먹고 무가당 두유에 더치커피와 알룰로스 시럽을 타 먹었다. 바나나를 먹을 때까진 괜찮았는데 달달한 두유라떼를 먹으니 더 먹고 싶은 식욕이 솟구쳤다.알룰로스 시럽에는 당이 거의 없을텐데 단 것을 먹는 것만으로 더 먹고 싶은 욕구가 촉발되는걸까? 차가운 두유를 먹으니까 몸이 차가워져서 열량을 더 요구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결국 무가당 두유를 따듯하게 데워서 무가당 핫초코를 먹었다. 한결 허기가 가라앉는 것 같다.

Diary 2024.03.10

책 /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효율적으로 먹기 :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 3차원 절식 1단계 ] 빠르고 해로운 탄수화물을 걷어내라 노화 속도 제어를 위한 3차원 절식의 첫 번째는 단순당(설탕, 꿀, 사탕, 초콜릿, 과일주스 등 당이 들어간 가공 식품)과 정제 곡물(흰 쌀이나 흰 밀가루로 만든 식품)의 최소화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인슐린의 요동은 복부 비만과 당뇨병을 만드는 일을 넘어 노화의 가속페달 그 자체다. ☞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양을 절반으로 줄이기 : 흰쌀밥을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양을 절반 정도로 줄여본다. 오히려 혈당이 덜 오르면서 식후의 허기가 덜 느껴질 것이다. 먹는 순서 바꾸기 : 채소를 포함한 식이섬유 → 고기, 생선 등 단백질 → 탄수화물의 순서로 먹는 것이 혈당을 느리게 올린다. 선순환..

Review 2024.03.09

책 / 나를 지키는 관계가 먼저입니다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나'를 위해 우리에겐 예상 문제 풀이나 일회성 힐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의 기술이 필요하다. 어떤 관계든 크고 작은 갈등의 순간은 찾아오는데, 문제는 갈등 자체가 아니라 갈등에 반응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우리는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내 마음도 모르면서 타인의 마음을 알아내려 하고, 누구를 먼저 ‘손절’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건강한 소통은 타인의 마음을 읽고 움직이는 것보다 자신의 무게 중심을 잡고 내 마음과 먼저 소통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젠 나 자신에게 무게의 중심을 가져올 때이다. 소통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다 건강한 소통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요구를 솔직하고 분명하게 전달하면서 동시에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는 소통’으로..

Review 2024.03.03

책 / 잊기 좋은 이름

나도 안다. 부사는 단점이 많다는 걸. 나 역시 ‘당신을 정말 사랑합니다’라는 문장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그중 어느 것이 더 진짜에 가까운 마음이라곤 말할 수 없으리라. 우리는 늘 우리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지만 동시에 그것이 노련하게 전달되길 원한다. 그러니 ‘당신을 정말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이는 촌스럽거나 순진하거나 다급한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리라. 실로 부사 안에는 ‘저것! 저것!’ 하고 무언가 가리키는 다급한 헛손가락질의 흔적이 담겨 있다. 부사는 그게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그냥 ‘저것! 저것!’ 한다. 그것은 설명보다 충동에 가깝고 힘이 세지만 섬세하지 못하다. 부사는 동사처럼 활기차지도 명사처럼 명료하지도 않다. 그것은 실천력은 하나도 없으면서 만날 ..

Review 2024.02.09

책 /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

- 정제곡물과 단순당, 초가공식품은 체내에서 혈당을 올리는 능력인 당부하(glycemic load)가 높고 보상회로에서 도파민과 엔도르핀을 잘 분비시킨다. 혈당이 근육이 흡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모든 잉여 에너지는 뱃살(그리고 지방간과 근내지방)로 간다. 인간 푸아그라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운동을 하지 않고 근육을 쓰지 않으면 당처리 체계의 성능이 떨어져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은 더 높아진다(인슐린저항성). 더 많은 에너지가 뱃살로 간다.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을 쥐어짜 인슐린이 쏟아져나온다. 잠도 쏟아진다. 이렇게 졸다 깨면 갑자기 당이 당긴다. 인슐린이 급히 혈당을 떨어뜨린 탓이다. 갑자기 떨어진 혈당은 스트레스호르몬의 양대 산맥인 노르에피네프린과 코르티솔을 분비시킨다. 음식이 당겨 어쩔..

Review 2024.01.24

책 / 때론 대충 살고 가끔은 완벽하게 살아

- 하지만 어차피 모든 과거는 후회스럽고 모든 미래는 불안하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의 선택도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 회사를 다니며 일과 관련한 루틴은 많았다. 출근하자마자 마시는 커피, 퇴근 전 꼭 한번 다시 체크하는 이메일, 잠들기 전 내일 해야 할 일을 메모하는 것 등. 돌이켜보니 나를 위한 루틴은 없었다. 야근이 없는 날이면 꼭 누군가와 약속을 정하고 꼭 뭐라도 하고 집에 가던 그 시절과는 달리 지금의 나는 나를 위한 루틴이 많아졌다.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차 한 잔, 집을 나서기 전 고르는 책 한 권, 책방에 오자마자 오늘의 음악을 고르는 일, 매주 가장 맛있는 제철과일과 신선한 우유를 사 두는 일 등. 루틴은 안정적인 하루를 만든다. 나의 튼튼한 하루가 쌓여 나의 튼튼한 삶이 된다. 나를..

Review 2024.01.21

책 / 나의 누수 일지

- 맨 처음 나를 사로잡았던 분노는 어느새 억울함으로 바뀌었다. 억울하다는 감정은 사람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만든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나 좀 알아달라!’며 투덜대게 한다. 방방곡곡 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유일한 임무라는 듯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보다 하지 못하는 일을 하려는 사람일수록 ‘통제’ 욕구가 강하다.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는 마음은 아이러니하게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들에 더 집착하게 한다. 불행한 가족 이슈에서 해결사를 자처하며 희생양이 되거나, 잘 안 풀리는 연애나 인간관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거나, 실현 가능성 없는 일들에 사로잡혀 행동하지 않은 채 공상을 이어간다. 이들에게 현실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내가 바뀌거나 남이 바뀌어야 달성되는 신기루 같은 것...

Review 2024.01.12

12월 스페인 여행 :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시체스

23/12/29 여행 6일차 : 가우디 투어 바르셀로나의 첫 일정은 가우디 투어로 시작했다. 꼭두새벽부터 까사바트요 오픈런을 하는 체력적으로 버거운 일정이었지만 (게다가 그 전날 세비야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했기에) 결론적으로 대만족이었다. 빽빽하게 코스를 짤 필요 없이 투어를 통해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좋았고, 특히 좋았던 건 맛집과 필수 쇼핑 리스트 등 현지 가이드 꿀팁을 가득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점심으로는 가우디 식당 근처의 포르투갈 음식점에서 문어구이와 해산물 스튜를 먹었다. 개인적으로 이 문어구이가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다. 해외여행을 와서는 구글 현지인 리뷰보다 익숙한 입맛에 딱 맞는 한국인 추천 밥집을 고르는 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비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점..

Travel 2024.01.02

12월 스페인 여행 : 세비야

23/12/24 여행 1일차 : 스페인에 도착하다 뮌헨행 비행기를 탑승하고 이코노미석 좌석에 갇혀 기나긴 사육이 이어졌다. 그나마 의자 간격이 좀 더 넉넉한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으로 업그레이드를 한 덕분에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조금 더 편하게 13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기내식은 가는 날에는 닭고기스튜와 파스타가 나왔는데 나쁘지 않았다. (참고로 돌아오는 날에 나온 카레, 와플가 더 맛있긴 했다). 뮌헨에서 긴박하고도 무사히 환승을 하고 두어시간을 더 비행한 끝에 마침내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버스와 택시를 거쳐서 산츠역 근처의 액타시티 호텔로 이동했다. 객실은 작았지만 1박용이라 생각하니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객실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던 중 헤어드라이기가 망가졌다. 약간 스트레스를 ..

Travel 2024.01.0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