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희 단편소설집 브리지파트너 소설을 '수다떠는 기분으로' 읽는 걸 좋아한다. 정말 그래, 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것들이 완벽한 표현으로 서술되어 있는 것에 감탄하면서. 고등학교 때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처음 읽었던 뒤로 소통의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취향이 되어 버렸는데 솔직히 말해서 하루키만큼 '묵직하고 완벽한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준 작가는 지금까지 없었다. 며칠전 학교 도서관에서 별 기대없이 '브리지파트너'라는 소설을 집어들어 읽었다. 오랜만에 만난, 거의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스타일의 이야기들이었다. 말투, 단어의 어감, 표현 하나하나가 마음속에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던. 웃으면서 죽는 법 중에서 그녀에게는 남다른 직관이 있었다. 그녀가 말을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