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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사공

유연하고단단하게 2010. 8. 22. 00:39
심심해서 사진기나 들고 방 한 바퀴 돌아보앗다



창문가에 놓아둔, 오빠에게 선물 받은 행문목
벽에는 잡지에서 오려붙인 화보 
그 아랜 겨울방학때 24시간동안 켜둔 채로 있었던 라디오

오른편 책장에는 아직 지난 달 날짜에 머무른 채로 있었던 달력과 
구석진 자리에 잘 어울리는 쥐 인형

비타민과 커피믹스와 옷과 책들이
나름대로 정리된 상태로 꽂혀 있는 왼쪽책장

원피스와 가방들과 이불을 개켜 놓은 왼쪽벽을 돌아서
산 지 한참 됬는데 아직도 빳빳한 전공책이 놓여있는
책상으로 제자리


이거시 바로 나의 누추한 자취방!









지금 내가 살고있는 자취방은 스무살 처음으로 내가 혼자가 된 공간이다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한다는 거랑, 가끔 어떤 놈이 빨랫감을 훔쳐간다는 거
이런 사소한 불편함을 빼면, 이 작고 소박한 '공간 자체'는 마음에 든다
월세도 싸다, 월 23에 보증금도 없으니.

원래 방문에 비틀즈 포스터도 붙여놓았는데
존레논 얼굴에 뭐가 묻어서 슥슥 지우다 그만 얼굴을 찢어버렸다
얼른 포스터하나 새로 구해서 붙여놔야하는데
어떤걸 구해서 붙여놓음 좋을까
아이돌 포스터보다는 맥심지 화보 스타일이 내 취향에 맞을거 같다


고시원 사는게 딱히 불편하진 않지만
그래도 신림동에서 절대 오래 살고 싶진 않다
지금부터 착실히 돈모아서 제대로 된 원룸으로 이사가야지
진짜 공식적으로 '내꺼'가 되는 공간 마련하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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