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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간단합니다.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 스스로에게 헌신하세요.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당신이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 앞에 오래 서 있으세요. 당신이 입고 싶은 옷을 사고 당신이 원하는 것으로 여행을 떠나세요. 그러니까 당신의 삶을 온전히 사는 거죠. 사랑을 위해 당신을 포기하지 마세요. 저도 그럴게요. 왜냐하면 우리는 절대로 예전의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없으니까요. 스스로의 삶을 살다 보면 우리는 훨씬 더 새롭고 멋진 사람이 될 거에요. 우리의 이마는 긍정으로 빛나고 눈은 다정함으로 넘칠 거에요. 스스로를 사랑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서로에게 빠져들 거에요. 그럴 거에요. 그러니까 당신 자신을 더 사랑하세요. /최갑수,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중에서

Review 2019.10.15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두번째 단계'에 오래 붙들려 있지 말아야 한다. 상처 입은 상황을 곱씹으며 이랬다면 어땠을까, 저랬다면 어땠을까 고민하고, 분한 마음을 어쩌지 못해 아무 데나 분풀이를 하는 것은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악몽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나 다름없다. 고통스런 기억을 되감기해서 후련하고 당당한 기억으로 덮어버리고 싶겠지만, 당신도 익히 알고 있듯이 현실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는 그저 고통스런 기억만 반복 재생할 수 있을 뿐이다. - 지금 이 순간을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에 따라 인생은 고달픈 하루가 되기도 하고 꽤 괜찮은 하루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삶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인생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을..

Review 2019.10.15

트위터 글

- "불행"이 인생의 기본값입니다. 그 누구도 완전히 행복할 수 없습니다. 웃고 있는 얼굴 뒤로 다들 기구한 사연들이 있다는거 아시죠? 어느 순간 나를 웃게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다행입니다. - 거울에 비친 나 조차도 내 마음에 쏙 들지 않고 내 마음도 내 행동도 내 건강도 내 맘 같기 어렵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을 굳이 해야 되나?" "알아서 도와주지" 라고 생각하는 건, 거의 기적을 바라는 겁니다. - 우리를 밑바닥까지 내려가게 하는 사람 중 으뜸은 가족입니다. 보통 가족은 옆에 있으면 그립고 가족과 함께 있으면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더 많지요. 가족과 함께 있으면 대체로 짜증이 납니다. 그리고 당신은 누군가에게 그런 가족입니다. [출처] 도토리(@Time_with_mind) 님..

Review 2019.10.15

191015

나를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모든 게 다 내 잘못인 것처럼 쏘아대던 말에 상처받았던 나를 위로한다. 그 말들은 가족들, 특히 나의 어머니에게서 던져진 것이었다. 엄마는 날 위한 조언이라며 필터링 없이 적나라하고 무자비한 말로 나를 상처입히는 최고의 악플러였다. 어른이 된지 한참이 더 지나서야 나는 엄마가 항상 옳고 현명한 사람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요즈음 엄마가 아름답고 매혹적인 중년 여성에서 할머니로 접어드는 순간을 쉴새 없이 목격하는 것이 마음 쓰리기는 하지만, 동시에 엄마가 다른 사람을 상처 주고 비하하는 말을 얼마나 적나라하게 또 무심하게 내뱉는가를 좀 더 비판적이고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나 자신을 이렇게 다독이며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너..

Diary 2019.10.15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살고 있지만 사실은 삶이 버거운 너에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살고 있지만 사실은 삶이 버겁고,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늘 울고 있는, 옛 과거의 나쁜 기억에서 발목을 잡혀 매일매일 괴로워 신음하고 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너에게. 그렇게 특별하다 믿었던 자신이 평범은 커녕 아예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설레이던 이성으로부터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분신인 듯 잘 맞던 친구로부터 정이 뚝 떨어지는 순간이 있고, 소름돋던 노래가 지겨워지는 순간이 있고,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그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다. 삶에 대한 욕망이나 야망 따위가 시들어 버리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삶이 치명적일 정도로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순간 또한 있다. 우리는 여지껏 느꼈던 평생 간직하고..

Review 2019.10.14

왜 우리는 ‘불닭볶음면’과 ‘디진다 돈까스’에 열광할까?

GQ KOREA │ Culture 게재 기사 글 / 강보라(칼럼니스트) 매운맛이 꼭 '빨간 맛'인 건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매운맛은 보통 너덧 가지 성분으로 나뉜다. 덴 듯 뜨거운 캡사이신(고추), 찌르르 알싸한 알리신(마늘), 코끝이 간질간질한 피페린(후추), 찡하고 상쾌한 시니그린(고추냉이), 전류가 흐른 것처럼 얼얼한 산쇼올(화자오) 등이 '매운맛'으로 통칭되는 서로 다른 자극을 책임진다. 한식의 매운 맛은 대부분 캡사이신에서 나온다. 캡사이신이 뇌신경을 자극하면 천연 진통제인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엔도르핀은 다시 중추 신경을 자극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한다. 통증을 상쇄하기 위해 몸이 그렇게 반응한다. 마라톤 선수가 '러너스 하이'에 의지해 고비를 넘기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그리고 지구상..

Review 2019.10.07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지음 시작하며: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지속이다 일러두기: 이 책을 읽는 방법 1. 의지력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는가? 퇴사 후, 게으른 생활을 즐기다 | 전혀 즐겁지 않은 자유시간 | 미니멀라이프 다음은 ‘습관’이다 | 왜 새해 다짐은 항상 실패할까? | 모든 것은 ‘보상’과 ‘벌칙’ | 오늘은 사과 1개, 내일은 사과 2개 | 일단 눈앞의 보상이 중요하다 | 나중에 받을 보상을 기다리지 못하는 이유 | 마시멜로를 먹을까? 말까? | 마시멜로 실험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 의지력은 사용하면 줄어드나? | 왜 마지막 아이스크림을 참지 못했을까? | 의지력을 갉아먹는 건 ‘불안’이라는 감정 | 즐거운 기분이라면 더 오래 기다릴 수 있다 |..

Review 2019.10.04

지금 가장 멋진 사람들 - 유노윤호 편

GQ 코리아 '지금 가장 멋진 사람들' 글/ 조경아( 편집장) “유노윤호는 멈추지 않으며, 뭐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좌우명에 온 시간을 쏟았다.” 유노윤호가 다르게 보이는 요즘이다. ‘자다 일어나 춤을 춘다’는 이 웃긴 문장이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웃기기만 하지는 않고,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눈빛으로 인간에게 가장 해로운 벌레는 ‘대충’이라는 말을 하는데 손가락이 저절로 오그라들거나 실없는 조소가 새어나오지도 않는다. 그들이 다섯일 때, 동방신기는 대단했다. 멋있고 세련되었으며 힘 있고 무려 섹시했다. 그들의 해산은 떠들썩했다. 탈퇴, 재조합 등. 어떤 단어가 맞을지 모르나 그들의 분리는 이른바 해체였다. 흘러나오는 잡음들은 흉흉했고 나간 셋과 남은 둘의 차이는 들이댈 수 있는 모든 잣대에 고루 극명..

Review 2019.10.02

‘시발 비용’, ‘탕진잼’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형태

GQ 코리아 게재 글 / 권민지(프리랜스 에디터) 내일이 없는 것처럼 돈을 펑펑 쓰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행태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무조건 혀를 찰 일도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미래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얼마 전 한 외국 트위터 계정에서 ‘시발 비용’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일러스트 하나를 봤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의 기사로 꽤 강렬한 이미지 밑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왜 젊은 한국인들은 돈을 펑펑 쓰는 것을 좋아하는가(Why Young Koreans Love To Splurge).” 그러니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을 뜻하는 ‘시발 비용’, 낭비하는 재미를 일컫는 ‘탕진잼’ 등의 신조어를 소개하면서 한국 밀레니얼 세대들의 소비 습관을 취재한 기사였..

Review 2019.10.02

‘괜찮아’의 늪에 빠진 요즘 시대

GQ 코리아 게재 글 / 이다혜(작가, 기자) 혹독한 자기계발의 시대를 지나 이젠 뭐든 다 괜찮다는 위로가 서점가를 점령했다. 곰돌이 푸나 라이언의 얼굴을 한, 귀엽고 공허한 위로가 이 시대를 떠돌고 있다. 위로받는 데도 지쳤다. 괜찮아, 안 괜찮아, 괜찮아, 안 괜찮아. , , , , , …. ‘괜찮아’ 라는 말은 2018년 이후 갑자기 책 제목으로 큰 인기를 끄는 중이다. ‘어린이를 위한 용기의 심리학’이라는 부제의 라는 책도 있다. 를 위시해 , 등 위로는 영원히 이어질 듯 보인다. 당신은 책을 왜 읽는가. 이 ‘왜’가 한때는 자기계발이었다. 2017년에 25주년 에디션이 나온 스티븐 코비의 은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는 자기계발서다. 이 책은 제목으로도 유행을 불러왔는데, ‘습관’으로 검색하면 숱한 ..

Review 2019.10.02

북쪽 거실

고개를 들고 있으면 세계는 익숙하고, 사방의 사물과 얼굴들은 형체를 그토록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일 없이 지루하게 지속되는 듯하나, 그러나 시간의 바닥으로 시선을 돌리면, 우리는 이처럼 어지러운 빠른 굉음과 시커먼 기름덩이, 육중한 쇠철굿공이들이 만들어내는 기계의 거친 물살 속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고, 우리는 죽음으로 돌진하는 미친 열차를 타고 있는 것인데, 단지 그 위압적인 속도를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그래서 구름이 저처럼 천천히 흘러가고 돌은 여전히 그 자리에 놓여있으며 하늘은 움직이지 않고 하루는 다른 하루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뿐. 그러한 어느 몽상의 순간,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우리의 기차가 우리의 몸 위로 지나가리라. 휙, 하는 순간의 속도로. 그때 우리는 자신의 얼굴을 선로 바닥에서 보게 되..

Review 2019.10.02

‘뉴트로’로 다시 태어난 복고 열풍

GQ 코리아 게재 글 / 김희연(경향신문 오피니언 에디터) 뉴트로는 단순히 수년째 이어지는 복고 열풍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1970~1980년대를 겪지 못한 세기말, 혹은 새로운 세기에 태어난 세대가 과거를 하나의 새로운 양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왜 미래는 과거가 될까? 느지막한 토요일 오후, 을지로 한 다방의 문을 열고 들어선다. 목욕탕처럼 자잘한 타일로 마감된 바닥에선 세월의 때가 묻어난다. 여러 군데 흠집이 난 투박한 나무 탁자에 앉아 와인 한 잔을 마신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면 1970년대 부유한 가정집 거실에 있었을 법한 호박색 조명등이 있다. 이곳은 60여 년 전 다방의 모습을 간직한 서울 을지로의 한 와인 바로, 최근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다. 밀레니얼 세대는 ..

Review 2019.10.02

실패한 날을 다루는 자세

인생은 끝없는 실패와 끊임없는 재시작의 반복이다. 이미 미끄러진 후라면? 다시 일어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듯이.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그 다음 장애물에는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대처이다. -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해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는 있다 (카를 바르트)

Diary 2019.09.27

190926

평일 저녁이어서 그런가 가로수길 베이커리 카페에는 손님 없이 텅 비어있었다. 덕분에 루프탑을 전세 내고 먹을 수 있었지만. 오픈 샌드위치는 맛있었고 커피도 나쁘지 않았는데 속이 쓰리다. 초라할 정도로 평범하고 무료한 하루를 보내고, 예쁜 공간에서 예쁜 저녁을 먹는 것으로 인생의 채도를 높여보려 했으나 아무래도 오늘은 치얼업 실패. 저녁 값으로 만사천원이라는 거금을 쓴 게 문제였던 듯하다. 내일 아침은 프렌치토스트를 구워가고 점심은 팀점으로 법카로 해결해야지. 저녁도 집밥으로 절약모드로 ❛ ֊❛

Diary 2019.09.26

190925

매주 세번 청구역과 신당역 사이에 있는 필라테스 센터에 가는데 센터 옆에 붉은 색 벽돌로 된 건물이 있다. 붉은 색 벽돌로 지어진 정갈한 모양의 건축은 기묘한 설레임과 경건함 그 중간쯤 되는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내게 익숙한 붉은 벽돌 건물들에는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광희동 정동교회가 있는데 둘 다 무척 아름답다 (교회는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검색해보니 필라테스 학원 근처에 있는 건물은 몰몬교 교회라고 함. 붉은 사각형 건물이 종교적 경건함과 영적 신비로움을 표현하는 것 같기도.

Diary 2019.09.25

네 인생의 이야기

- 네 인생의 이 단계에서 네게는 과거도 미래도 없어. 내가 너에게 젖을 먹이기 전까지 네 안에는 과거의 만족감에 관한 기억도, 미래의 충족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지 않아. 그러다 젖을 빨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역전되겠지. 너는 세상에 대해 아무런 불만도 느끼지 않게 돼. 네가 지각하는 유일한 순간은 오로지 지금뿐이야. 너는 현재 시제 속에서만 살아. 여러 의미에서 실로 부러운 상태라고 할 수 있지. - 미래를 안다는 것과 자유의지는 양립할 수 없었다. 나로 하여금 선택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은 내가 미래를 아는 것 또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미래를 아는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사람들에게 털어놓는 행위를 포함해서, 나는 결코 그 미래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미..

Review 2019.09.08

190903

- 요새 출근할 때 아이스 라떼 사는 돈을 아끼고자,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서 얼음과 에스프레소 샷을 넣어 셀프 라떼를 만들어 먹는다. 오늘은 그동안 만들어 먹었던 저지방우유나 무첨가두유가 아닌 '소화가 잘 되는 우유'를 가지고 만들었는데 맛이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셀프 라떼 만들기를 할 때 우유의 질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소화가 잘 되는 우유나 파스퇴르, 상하목장 우유가 확실히 맛이 좋다. 퀄리티가 달라. - 목요일 퇴근 미션 : 더 다양한 야채와 토마토, 피클을 가지고 더 맛있는 뚱뚱이 샌드위치 만들기에 도전하기! 오늘의 뚠뚠이는 맛은 미흡했지만 후식 생각이 싹 달아날만큼 배부르게 해주었다 ๑˘ ³˘๑

Diary 2019.09.03

190830

지치고 피곤하고 왠지 울적한 금요일 저녁이다. 한참 사내 카페에서 동기와 수다를 떨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오늘같은 날은 일찍 퇴근해서 맛있는 것을 먹고 기운이나 좀 북돋아야겠다. 되도록 빵보다는 밥이 좋겠다. 쌀알 하나하나에 기운과 응원을 담아 꼭꼭 씹어 삼키기. 집에 가는 길에 참치 캔을 사가야겠다. 얼마 전에 배송시켜 둔 매콤 곤약밥에 참치를 올려서 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 슬라이스 치즈도 한 장 얹어서 데워야지. 후식으로 먹을 과일도 사야겠다. 복숭아를 먹고 싶기는 한데 한 박스나 사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자두나 한 팩 사는 게 나으려나. 넷플릭스 쉐어 계정 2개월분까지 질러두었다. 6시 10분 칼퇴하자마자 푹 쉴 준비 완료!

Diary 2019.08.30

190826

올해 한국 나이로 30살이 되었다. 30살이 된 것에 대해 크게 유감인 부분은 없다. 외모가 좀 더 나이들어 보이는 것과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빼면. 다만 주변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친구들이 과반수 이상이 되어버린 탓에 가끔 마음 한 구석이 무거운 기분이 든다. 청첩장을 받는다던지, 결혼한 친구들과 밥을 먹는다든지, 남자친구네 부모님 이야기를 듣거나 혹은 남자친구가 우리 부모님 이야기를 꺼내거나 할 때 그렇다. 결혼은 인생에 있어 선택 옵션이지만, 나와 잘 맞는 좋은 사람을 찾을 수만 있다면 함께 가정을 꾸리고 안정적인 삶의 구조를 갖추는 편이 여러모로 이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까지 이르는 프로세스는 상상으로도 끔찍하고 해낼 자신이 없다. 특히 내가 우리 가족과 집안 형편을 되도록 숨기고 싶은 ..

Diary 2019.08.26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수희 저/서평화 그림 - 나는 원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소설을 읽다가도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나오면 신이 난다. 청소를 하고 옷을 다리고 냉장고를 정리하고 요리를 하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이상하게 안심이 된다. 어릴 때 읽은 동화책에서도 찬장 위에 놓인 살구절임을 먹을까 말까 계속해서 고민하는 여자애의 이야기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만화영화 속 빨강머리 앤과 다이애나가 집에서 몰래 훔쳐온 찻잔에 귀한 사탕이니 초콜릿 같은 걸 두고 소꿉놀이를 하던 장면은 아마 할머니가 되어도 잊지 못할 것이다. 톰 소여가 마시던 유리병에 든 흰 우유도, 하이디가 먹던 검은 빵과 흰 빵도. 잠들기 전에 기도를 하던 초원의 집 소녀들이 머리에 쓴 귀여운 모자도 잊지 않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읽거..

Review 2019.08.03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 신체 혐오의 위기에 빠진 여성이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첫 번째 반응은 '난 다이어트할 거야. 탄수화물을 줄여야겠어. 매일 운동해야지. 이제 디저트는 안 먹어.'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반응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두 번째로, 섭식 장애로 이어지는 위험한 행동을 이끌ㅇ낼 수 있다. 왜냐하면 표준 몸매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낄 때 가장 흔한 반응은 깡마른 이상형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기꺼지 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서적인 고통을 겪을 경우 기분 전환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 설사 그 행동이 잠깐의 기분 전환을 위한 것이더라도 말이다. 이런 기분 전환은 커다란 아이스크림 한 ..

Review 2019.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