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네 인생의 이야기

유연하고단단하게 2019. 9. 8. 11:26

 

-

네 인생의 이 단계에서 네게는 과거도 미래도 없어. 내가 너에게 젖을 먹이기 전까지 네 안에는 과거의 만족감에 관한 기억도, 미래의 충족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지 않아. 그러다 젖을 빨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역전되겠지. 너는 세상에 대해 아무런 불만도 느끼지 않게 돼. 네가 지각하는 유일한 순간은 오로지 지금뿐이야. 너는 현재 시제 속에서만 살아. 여러 의미에서 실로 부러운 상태라고 할 수 있지.

 

-

미래를 안다는 것과 자유의지는 양립할 수 없었다. 나로 하여금 선택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은 내가 미래를 아는 것 또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미래를 아는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사람들에게 털어놓는 행위를 포함해서, 나는 결코 그 미래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아는 사람들은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세월의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테드 창 단편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 중에서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트로’로 다시 태어난 복고 열풍  (0) 2019.10.02
Wall-E  (0) 2019.09.28
ANNA  (0) 2019.08.29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0) 2019.08.03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0) 2019.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