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강원도여행 일지
올해 봄, '중부내륙순환열차'란 게 새로 생겼다.
경치가 특히 좋은 동북지역을 좀 더 천천히 지나게 함으로써
풍경을 보다 잘 관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열차다.
난 그동안 국내여행을 많이 해본적도 없고
딱히 자연풍경관람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기차여행을 꼭 해보고 싶다는 남자친구에게 설득을 당하는 바람에
주말을 이용해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새내기직장인으로서 찌들어 온 몸과 마음을 주말 기차여행을 통해 힐링하자는 생각에
나도 설레는 마음이 되어 여행을 준비했다.
회사일로 바쁘다는 걸 핑계삼아, 대부분의 준비는 백수 공익인 남친이 담당했지만.
알록달록 귀여운 중부내륙순환열차
기존 열차를 리모델링하여 만든 거라서 딱히 새것 느낌이 나진 않았다.
커플석으로 예악을 했는데, 소파는 딱딱하고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도 없어서 불편했다.
틈틈이 테이블이 놓여있는 일반석으로 이동해서 쉬어가야 했다.
게다가 자리선정을 잘못해서, 탁트인 광경이 펼쳐지는 왼편 커플석에 비해
우리가 앉았던 오른편 커플석은 풍경도 별로였다 ㅜ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는 추전역에 5분 정도 잠시 정차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 드디어 태백역에 도착!
날씨는 조금씩 내리던 비가 싹 개어 화창했다.
일단 태백에 왔으면 한우부터 먹어야한다는 생각에
별로 배도 고프지 않았지만, 맛집으로 찾아봐두었던 '시장실비식당'에 갔다.
소화가 잘 안되는 체질이라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기서 먹은 한우는 맛이 확실히 달랐다.
이번 강원도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게 바로 태백 한우를 먹었다는 것임 '_'b
배불리 먹고, 택시를 타고 '바람의 언덕'이란 이름의 풍력발전단지로 이동했다.
참고로 말이 언덕이지, 산의 정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경사가 가파른 등산로를 오래 걸어 올라야 도착할 수 있다.
등산할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면 정상까지 꼭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게 좋다.
사실 이곳은 여름에 오는 게 최고이다.
여름엔 산 아래 아주아주 넓게 펼쳐진 배추밭이 모두 초록빛으로 물들어서
쭉 늘어선 하얀 바람개비와 잘 어울리는 풍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초봄에 방문한 바람의 언덕은
배추싹이 돋아나지 않아 밍숭맹숭하고 벌거벗은 느낌이었다.
그치만 오랜만에 산에 올라서, 탁트인 풍경을 바라보고
쭉 늘어선 이국적인 느낌의 바람개비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내려오는 길엔 콜택시를 기다리면서 자작나무 숲을 구경했다.
앙상한 골격의 새하얀 자작나무들.
청초하면서도 신비로운 자작나무 숲의 느낌이 좋았다.
택시를 타고 강릉역 근처 상장동 벽화마을로 바로 향했다.
벽화들은 대부분 예전 탄광촌에서의 삶을 소재로 그려진 것이라고 한다.
알록달록한 벽화를 입은 주택들이 다닥다닥 모여있는 상장동 벽화마을.
탄광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꾸려나갔던 사람들,
탄광에서의 노동을 살아감의 과정으로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던
이곳 마을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었다.
알록달록한 벽화마을길을 걸어다니다
하이원리조트에 가기 위해 다시 강릉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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