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나홀로 경주여행 上

 

 

 

 

새내기직장인 만 1년차,

몸과 마음의 힐링을 부르짖으며 떠난

1박2일 경주여행!

 

수학여행으로도 한 번 가본 적 없던 지역이지만 

워낙 유명한 곳인만큼 경주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오랜 역사의 아우라를 보여주는 유적지들, 

맛있는 경주 음식과 경주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주는 (개인적으로) 썩 재미있는 곳은 아니었다.

그래도 어쨌든 일상으로부터의 도피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는 여행이었다.

이제 경주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그 곳에서 보낸 이틀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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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을 낀 연휴에 내려간 탓에 

서울에서 경주까지 버스로 가는 데 무려 여섯시간이나 걸렸다.

심신이 너덜너덜해졌지만, 

소중한 여행 시간을 조금도 허투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시내 모텔에 가서 짐을 풀고 여행의 첫 코스인 안압지로 향했다.

안압지를 향해 걸어가면서 찍은 산책로의 풍경들

 

 

그리고 도착한 안압지.

 

안압지는 신라 문무왕때 조성된 인공연못이다.

통일시기 영토를 넓히며 축적한 부를 과시하기 위해 조성된 연못이었다.

그 오랜 시간의 아우라는 그러나

화려한 조명빛과 수많은 관광객들 속에 가려져있었다.

안압지 바로 근처에 첨성대와 고분들, 향교같은 유적들이 

오손도손 모여있었다.

 

유적들은 내일 날 밝으면 다시 자세히 보리라 마음먹고

모텔에 돌아가 맥주와 도미칩을 먹으며 보이스오브코리아를 시청했다.

적당히 부른 배와 여유로운 기분으로 느지막히 잠이 들었다.

이 첫날밤이 경주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었다는.. ;)

이튿날,

경주여행의 두번째 코스인 불국사로 향했다.

날씨는 맑고 화창하고 쨍쨍해서 기분이 좋았다.

 택시를 잡아 타고 불국사로 고고!

사천왕이 지키는 천왕문을 지나, 사찰 안으로 들어섰다. 

 

 드디어 마주한 다보탑의 실물!

다보탑은 전형적인 통일신라의 삼층석탑 형식에서 탈피하여

목조건축의 여러 요소를 조합한 독창적인 형태의 탑이라고 한다.

 

 다보탑 기단 위의 돌사자.

 

 

아무래도 석가탄신일 다음날이어서 그런지

불국사가 하도 붐비는 탓에 도저히 여유로운 기분으로 구경할 수가 없었다.

주요 문화재들만 휘리릭 눈도장을 찍고 사진 몇 장 찍고서 얼른 나와버렸다.

사실 개인적으로 불국사보단 석굴암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그닥 아쉬운 마음 없이 석굴암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겁도 없이, 나는

석굴암으로 '걸어가는' 길을 선택해버렸다.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충분히 걸어갈 수 있으며 운동도 되고 좋다는 글을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읽었기 때문이다.

그게 이토록 험난한 등산코스일줄은 몰랐다.

 

 여유로운 기분으로 사진도 찍고 

새소리, 모래 밟는 소리에 귀 기울이기도 하고

힘차게 산책코스를 걷기 시작했으나

 길은 점점 좁아지고 경사는 가팔라졌다.

어느덧 사진이고 경치구경이고 뭐고 무념무상이 되어

오직 석굴암이 나올때까지 오르고 또 올랐다. 주룩주룩 땀을 흘리며...

 

그렇게 무려 두시간이나 산을 걸어올라가서야 

석굴암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석굴암 안에 들어가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행 둘쨋날의 하이라이트가 불국사도 석굴암도 아닌 등산이 되버릴 줄이야 ㅜ.ㅜ

 

불국사에서 내려가는 버스는 또 왜 그리 한참을 안오던지... 

버스를 타고 내려가서는 또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청소년수련관이 여러 건물 늘어선 이상한 곳으로 가서 한참을 헤매다 

콜택시를 불러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ㅠㅠ

 

얼굴도 팔도 엄청 타버린 탓에 실내로 좀 들어가야겠다 싶어 

세번째 코스는 예정에 없던 국립경주박물관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