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에 살면서 복도 끝에 놓여있는 공용 냉장고를 쓰고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며칠 전에 사둔 바나나를 먹으려고 냉장고를 열었더니
내 바나나 두 개가 온데간데 없었다.
이틀밖에 안 지났는데 누군가 친절하게 버려줬나보다.
일부러 좀 오래되서 말캉해진 바나나를 먹고 싶었는데.
평소에 밥을 사먹기 때문에 냉장고 한 칸도 안 쓰고 사는 나로선 왠지 더 억울하다
지들은 온갖 반찬통에 괴상한 비닐봉지들을 가득가득 쳐넣고 살면서
백원이라도 아끼려고 일부러 삼각김밥이나 먹고다니고 커피우유도 서울우유만 먹는 자취생에겐
육백원짜리라도 누군가 허락도 없이 갖다버렸다는 것은 분노까지 치미는 일이다
게다가 나는 먹는 것에 특히 민감하단 말이닷
'남의 음식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라고 쓴 포스트잇을 냉장고에 붙이고
(밑에 '- 바나나주인' 이라고 덧붙이려다가 찌질해 보여서 참음)
블로그에다 하소연을 풀어놓으니까 분노가 좀 가라앉는다.
딱히 누군가에게 얘기할 거리는 못 되는 사소한 일이지만, 돈 없는 자취생한텐 졸라 심각하게 화나는 일이었다고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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