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0610pm-0611am

유연하고단단하게 2011. 6. 11. 13:09



너는 나를
하나의 구멍으로 치환시켰다
나는 역겨움을 꾹 참고 입을 벌렸다
입 안은 바싹 말랐고 마찰로 뜨거워졌다
비린내나는 덥고 끈적끈적한 공기가 얼굴과 온몸에 달라붙었지만
짜증을 낼 수도 소리쳐 울수도 없었다
그 순간 나는 단지 구멍이었기 때문에

질척거리는 것을 뱉어낸후에
우리는 악몽에서 깨어났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마주보고 웃었다.


그렇게 토요일의 아침이 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사과주스랑 샌드위치로 주말다운 아침식사를 했고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하면서 꼼꼼히 비누칠을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무언가 씻겨내지지 않는 미끈미끈하고 불쾌한 것이 남았다



머릿속의 기억은 잘 밀봉되었지만
몸의 기억은 도대체 어쩔 수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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