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오백만년만의 블로깅

유연하고단단하게 2012. 9. 2. 18:20

 

 

 

 

진짜진짜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일기를 써본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올 겨울 급히 취업 준비를 시작해서

덜컥 생각지도 못한 데에 취직을 해버렸고

동기들 중에 처음으로 학교를 졸업했고

지금은 계열사 연수를 일주일 남겨둔 채로 있다.

다음주 금요일이면 직무배치를 받고

신입사원으로 첫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대학 시절 내내 나의 관심사는

내 마음의 균형을 잡는 법을 알아내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내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산성 없는 생각에 빠져들거나

내 안에 깊이 깊이 침잠해 들어갈만한 여유가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이 새로 나왔지만

그보다는 회사에 메고 다닐 숄더백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대학 시절 동안 죽을둥 살둥 집착했던 다이어트를 놓아버렸고

저녁을 두둑히 먹고 집에 오는 길에 또 빵봉지를 사들고 간다.

취직 전 사뒀던 정장치마를 입기 어려워졌지만

지금도 떡볶이를 먹은 배에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집어넣으며

내일 대리님께 보여드릴 피피티를 만들고 있다.

  


 

그래도 이래나저래나 나는 나니까,

이런 소용돌이같이 흘러가는 나날들에 익숙해지고 나면

혼자 삼청동이나 합정역 골목길도 걸어다니고

무라카미하루키 수필집을 천천히 읽으며 시간을 보내며

철 듦과 때묻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예전의 내 모습을, 조금씩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순간의 내가 

충분히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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