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02/09

유연하고단단하게 2012. 2. 9. 10:14


하루종일 거울을 피해다녔는데
결국 엘레베이터 안에서 거울 속의 나와 마주쳐버렸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핑 도는 순간.

순간의 충동에 무책임하게 몸을 내맡겨버리고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던 결과였다.

나는 왜 이토록, 나를 망가뜨려야만 했었나.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쓸데없는 후회에만 에너지를 낭비하는 건 더 미련해지는 짓이다.  
과거의 내가 끔찍하게 혐오스럽더라도
그런 모습들과 지난 행동의 결과들이 모여서
지금의 내가 좀 더 풍성해질 수 있었으니까 
라는 데에서 조금은 위로를 얻어본다.
 
많이 미끄러져 버렸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한 곳에
언젠가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다시 발을 내딛는 데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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