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우리는 예상 외로 나흘째 되는 밤을 캅소카리비아의 스키테에서 보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곳은 우리가 경험한 것 중에서 가장 살벌하고 까다로운 수도원이었다. 이처럼 여행을 하다 보면 모든 일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풀리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향을 떠나 타향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장소 ― 그것이 바로 타향이다. 그러기에 모든 일은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거꾸로 말하자면 모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제대로 풀리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것, 이상한 것, 기막힌 것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 하루키 여행에세이, '거센 비 내리고 뜨거운 해 뜨고' 중에서
이 이야기가 인생에도 적용되는 거라면 좋을텐데.
"모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제대로 풀리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것, 이상한 것, 기막힌 것들을 만날 수 있다"
라고, 누군가 말해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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