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매일 이걸 보러 오는 거야. 나를 잊지 않으려고. 내 이름, 내 얼굴, 아마도 내가 죽었을 때의 나이, 그런 거. 알아 봤자 별다를 것도 없지만, 조금이나마 나를 덜 희미하게 하는 것들이니까. 결국엔 이렇게 널 만나기도 했고.”
마지막 말에는 진즉 말라 비틀어진 심장이 덜컹였다. 그런 물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숲은 혼잣말에 가까운 중얼거림을 계속했다. 물은 그 별것 아닌 말에 귀 기울였다.
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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