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를 숙고하는 삶

유연하고단단하게 2022. 1. 23. 22:28




1. 인생이란 뭔가를 계속 얻는 일이기도 하지만 또한 뭔가를 계속 잃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상실로 인해 실망감이 들 때 대놓고 솔직하게 슬퍼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제때 땅에 묻히지 못한 망령처럼 예기치 않은 우울증이나 망상 같은, 욕망의 대상들을 향한 강력한 투사 혹은 무분별한 오락 중독 같은 증상들로 나타나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인생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모든 것들을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얻은 모든 것들은 또한 잃을 수 있다. 우리는 그러한 상실을 우리가 계속 섬기는 가치에 대한 보다 의식적인 긍정을 통해서만 만회할 수 있다.


2. 개인의 권위 회복은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고 재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만일 우리의 삶이 단지 세상에 적응하면서 사는 것에 불과하다면, 우리는 우연과 결탁한 운명의 포로로 남을 것이다. 아무리 우리에게 권위가 있다고 믿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무의식의 폭정에 시달리는 가장 비천한 노예일 뿐이다.


3. 사랑이 아무리 위험하고 쉽게 상처받는 일이라 하더라도 안전이라는 옹색한 틀에 갇혀 누구와도 연결되지 못한 메마른 삶을 살지 않으려면,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연민하며 그들을 향해 마음을 여는 그 위태로운 여울로 들어서는 일에서 도망쳐서는 안 된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보다는 새로운 문제나 복잡한 일을 가져온다는 게 관계가 가진 역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복잡한 일에서 생기는 문제들로 인해 엄청난 성장을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간단히 말하면 관계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우리가 서로 만나는 동안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크게 성장한다는 점이다.


4. 우리 모두 살다 보면 수치심을 느낄 때가 있다. 자신을 중요한 어떤 분야에서 일을 망친 실패자라고 여길 때 그런 일이 일어난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수치심이 어떻게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분리시키는지, 자기 방해(self–sabotage)를 통해 부정적인 자존감을 승인하거나 과잉 보상이나 과장으로도 결코 얻지 못할 인정에 대한 갈망으로 몰아가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은혜란 우리가 받아들여질 수 없는 존재임에도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신학자 폴 틸리히의 말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


5. 심리적 균형이 유지되는 편안한 순간에는 언젠가 쇠퇴와 소멸이 닥친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조용한 절망의 순간에는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 영혼은 우리가 내버려 두지 않는 한 침해받지 않을 것이다.


6. 아무리 계획을 잘 세우고 시작하더라도 조만간 우리 모두는 여정 대부분을 고통의 사바나를 비틀거리며 걸어가게 될 것이다. 그런 기운 빠지는 음울한 상황에서도 고통을 부정하기보다는 그 고통을 통과하며 우리를 성장시키는 진지한 과제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우리가 그 고통을 버텨낸다면 그것이 우리를 성장시키거나 위축시킬 수 있는 선택을 가져오리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또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때도 우리에게는 아직 중요한 것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7. 그리고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유머는 우리가 모순을 존중하고 불일치를 인정하며 역경을 견디는 와중에 눈물 말고는 기댈 데가 없을 때 웃으면서 긴장을 푸는 방법이다.




나를 숙고하는 삶 : 절반쯤 왔어도 인생이 어려운 당신에게 | 제임스 홀리스 저/노상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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