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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나빠지면 폭식하는 이유, 감정적 허기

유연하고단단하게 2020. 10. 27. 17:10


가짜 배고픔은 감정적인 허기를 몸의 허기로 착각하기 때문에 생긴다. 감정적 자극으로 인해 충동적인 식탐이 발생하고, 이를 억제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음식은 정서적 욕구를 채워주는 도구로 사용될 뿐 더 이상 생리적인 배고픔을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다. 음식이 즐거움의 수단이 아니라 해소의 도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폭식은 식습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감정적 원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감정적 허전함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우리는 배고픔과 공허함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다른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주지 않을 때 내면의 공허함이 강하게 반응한다. 이때 먹는 행위는 우리가 공허함을 느낄 때 무의식적으로 나타난다. 마음의 구멍을 음식으로 채우겠다는 가장 단순하고 직접적인 반응인 것이다.

자라면서 상실감이 몰려올 때 다른 사람의 공감과 위로를 받은 경험이 없다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위로를 통해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로하는 능력이 결여된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때 감정적 공감과 지지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른다. 그때마다 손쉽게 기분을 풀어주던 것이 음식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뇌에서 흥분과 행복의 신호를 전달하는 도파민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을 때에 분비량이 늘어난다. 음식을 먹을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감정적 허기가 느껴질 때 음식을 찾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가짜 배고픔으로 인한 감정적 식사가 오래 지속되면 통제력을 잃기 쉽다. 언제 무엇을 먹을지 먹지 않을지, 또 얼마나 먹을지를 통제할 수 없다. 통제력을 잃으면 자존감을 상실하고 자신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을 먹으려고 하기 전에 먼저 정말 배가 고픈지 판단해야 한다. 정말 배가 고프다면 그때 먹어도 늦지 않다. 하지만 단지 감정적 공허함을 채우기 위함이라면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심리적 배고픔은 음식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당장은 일상에 집중하는 방법이 가장 좋고, 근본적으로는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좋다. 그제서야 마음의 공허함이 비로소 채워질 것이다.

먹는 것으로 기분을 풀려는 습관은 우리가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리적 배고픔은 음식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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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심리,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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