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동안 뭔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내 눈을 말끄러미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눈은 부자연스러우리만큼 투명했다. 그녀의 눈이 이렇게 투명하다는 것은 그때까지 깨닫지 못했다.
그녀를 만난 것은 반년 만이었다. 반년 동안에 그녀는 몰라볼 정도로 야위어 있었다. 통통한 볼살이 빠지고 목선도 훨씬 가늘어졌다. 그래도 뼈만 있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녀는 그때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뻤다. 나는 그 말을 해주려 했지만, 어떤 식으로 말해야 좋을지 몰라 그만두었다.
2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로 나왔을 때 내가 할 일은 한가지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그것뿐이었다. 나는 녹색 부직포가 깔린 당구대며 빨간색 N360이며 책상 위의 하얀 꽃이며, 모두 잊어버리기로 했다. 화장터의 높다란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연기며 경찰서 조서실에 놓여있던 묵직한 문진이며 그런 모든 것들을. 처음에는 그럭저럭 잘되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내 안에 무언지 모를 부연 공기 같은 것이 남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공기는 또렷하고 단순한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나는 그 형태를 말로 바꿀 수 있다. 이런 말이다.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
3
반딧불이가 사라진 후에도 그 빛의 궤적은 내 안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검은 눈의 두터운 어둠 속에서, 그 약하디약한 빛은 마치 갈 곳을 잃은 영혼처럼 언제까지고 떠돌고 있었다.
나는 몇 번이나 그런 어둠 속에 가만히 손을 뻗어보았다. 손가락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그 작은 빛은, 언제나 내 손가락 조금 앞에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 반딧불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