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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등장인물들이 마냥 밉지 않은 건 나도 그들 못지 않게 매일 매일 골 때리는 장면을 매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희의 대사처럼 정말이지 억울하다. 나는 매 순간에 충실하게 진심을 다 했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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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이것은 소설 속의 이야기이다'라는 료헤이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고, '이야기의 엔딩은 이렇다'라는 나레이션으로 끝난다. 영화 자체가 액자식 구조임을 료헤이가 말하는 구성인 탓에, 영화 속 어디서부터가 팩트이고 어디서부터가 소설인지 그 해석의 여지가 관객에게 활짝 열려 있다. 나는 사실 소설이든 영화든 이런 열린 결말의 방식을 좋아한다. 저마다 자기가 원하는 엔딩으로 스토리를 간직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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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는 매력이 너무 많다. 관객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는 영화의 구조에서부터 소설 같기도 연극 같기도 한 영화 속 대사들, 병신같은데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그리고 당장이라도 가서 걷고 싶은 서촌 골목길과 카페와 남산의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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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최악의 하루라도 웃으며 해피엔딩으로 맺을 수 있는 tip; 그래도 그녀는 행복해질것이다라는 주문 같은 문장을 되뇌이는 것, 그렇게 믿어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