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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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려면 사흘 동안 연락이 끊겻을 때 전화를 걸어올 사람이 적어도 다섯 명은 되어야 한다, 는 글을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 잊히지 않는 구절이다. 당연히 혼자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첫번째로 꼽히고 있었다. 그 뒤로 열다섯 가지쯤 되는 항목이 나열되어 있었는데, 혼자 밥 먹는 걸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무언가의 마니아가 되어야 한다는 것 정도가 희미하게 떠오른다. 그 희미한 기억에 비하면 사흘 동안 연락이 끊겼을 때 안부를 챙길 사람이 다섯 명은 있어야 된다는 구절은 십계명처럼 명백하게 떠오른다. 그런 사람을 다섯 명은 커녕 한 명도 두고 있지 못하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화분이 있는 마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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