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란티노의 영화는
종반부의 폭발적인 카타르시스가 가장 큰 매력이다.
데쓰프루프, 바스터즈, 요번에 개봉한 장고 모두
영화 종반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조여든 심장이 확 풀리는 통쾌한 복수가 시작된다.
하지만 장고에서 펼쳐지는 그 신나는 복수의 장면이란 게
나에겐 영 불편하게 느껴졌다.
지독하게 악랄한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써
그 온전히 악한 이를 응징하는 일에, 관객으로 하여금
전혀 의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악당에 대한 복수와 징벌이란 명목으로 펼쳐지는 잔혹한 폭력과 살상을,
전혀 죄책감 없이 관람하게 만드는
인위적인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가 뭔가 거북한 뒷맛을 남겼다.
우리는 현실 속에서 이미 알고 있는걸, 정당화된 폭력은 노골적인 폭력보다 종종 더 불순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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