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미디어 아트, 이들은 공통적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을 주체로 하고 자신을 객체로 뚜렷하게 위치시키는 일반적인 예술품들이나 상품과는 달리 이를 마주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각 외의 다중 감각을 동원하도록 하면서 보다 액티브한 상호 작용을 요구한다. 그러나 게임과 미디어 아트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차이점은, 게임은 참여자의 순간 순간의 즉각적인 반응 그리고 게임 속 세계에의 몰입을 필요로 하는 반면에 미디어 아트는 작품과 마주하는 사건을 일으킨 후에 반성적 사고를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서로 너무 닮아 있는 이 두 영역을, 상업성과 예술고립주의로 완전히 분리시켜 버리는 것이, 과연 적절한 조치일까,하는 물음을 던지는 데에서 시작되는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Game+Interactive Media Art>전
/주말에 모아미술관에 다녀왔다.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이 비디오 게임과 미디어 아트 두 영역을 의미하는 것이란 사실에, 제목에 낚였다는 좀 허탈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아무래도 전시전 이름만 들으면 굉장히 판타지적이고 신비로운 작품들을 체험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에, 나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기대를 가졌던 관람객이 많았을거다) 어쨌든 잘 관람했다.
1972년 개발된 최초의 홈비디오 게임 콘솔, 'magnavox oddesay'에서부터 퍼스널 컴퓨터 게임 시대를 연 애플 컴퓨터, 플레이스테이션과 오늘날의 Wi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디오 게임기기가 시대별로 쭉 전시되어 있었다. 왠지 '1973년의 핀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으로, 개개인마다 서로 다른 게임 브랜드를, 좀 더 특별한 의미로 기억 속에 새기게 되는 것. 물론 비디오 게임에 대해 차가운 기억밖에 없는 나 같은 경우는 예외지만-그보다는 차라리 블루마블이나 하고 놀자는 주의였기 때문에.
그리고 좀 더 계단을 올라가서는 다양한 미디어 아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수준 높은 작품들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음음, 그렇군 하는 가벼운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다. 친구들과 카페에 가듯이 혹은 기분 전환을 위해 서점이나 쇼핑몰에 가듯이, 미술관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무겁지 않은 기분으로 찾아가는 공간이 된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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