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세라복을 입은 연필은 가방속에

유연하고단단하게 2010. 8. 16. 15:22


공부할건 산더미같고 시간은 없고
가방은 무겁고
날씨처럼 기분은 꾸물꾸물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면서
점심겸 저녁으로 밥을 먹을지 빵을 먹을지 고민했다
밥을 먹고 싶은데
학원 수업 전까지 공부하면서 시간을 때우려면 카페에 가야겠지
슬프다. 공부고 뭐고 다 밥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오늘따라 멘탈 컨디션이 좋지 않다
꾸물꾸물하고 눅눅한 머릿속

 


그러니까 괜히 참지말고 나를 가져가라고
기분이 훨씬 좋아질거야
겟미 롸잇나우

라고
일주일동안 사물함에 처박아두었던 하루키 책이 외치는것 같아서
결국 사물함으로 돌아와 가방속에 넣어버렸다

해커스 교재와 프린트물들과 세라복을 입은 연필이 들어있는
무거운 가방을 손목에 걸치고
강남역으로 가는
꿉꿉하고 저채도인 월요일 오후
 
하루키를 읽으면 조금은 상쾌해지겠지만
회계강의는 도대체 언제부터 들을작정인거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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