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백색의 봄

유연하고단단하게 2010. 7. 29. 23:59



 

 
 
모든 존재는 무한한 은유를 내포하고 있으며, 다의적이다
그건 보통은 잊고 살기 마련인 사실.
마주치는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그 존재를 지극히 보편적으로(무심하게) 규정지음으로써 그를 종종 훼손시키는 것이다.
 
'백색의 봄' 전시에서는
선과 면, 빛과 음영
다양한 작품들마다 모두 다른 방법으로,
제각각의 의미로 백색의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었다.

 
 

순수함, 자유로움, 가벼움, 모호함,
깊이의 결여 (또는 무한한 깊이)
 
가녀림 (또는 모호함) 때문에
오히려 밟아서 때를 묻히거나 손에 쥐고 힘주어 뭉그러 뜨리고 싶어지는 것

'때묻은' 백색, 그 불완전함에서 오는 불쾌함

순간적인 경험으로 얻어지는  빛의 이미지
(우리의 경험이 '시간'에 의지하는 한) 경험되는 '실체'라는 것은 유약할 수밖에 없음

백색의 일상적인 물체들 - 개중에도 찌꺼기나 쓰레기 같은 - '불쾌한' 것들이 주는
반사적인 느낌 저변에, 본래는 보다 다양한 심상들이 느껴질 수 있다는 것

(불쾌하게) 체화되기 이전, 경험되기 이전의 것들과의 순수한 마주함
 
 

등등등
다양한 의미의 '하얌'과 마주하고 돌아왔다.
무덤덤한 일상 속에서 잠시 백색처럼 가벼웠던 휴식.
 
 
 
+
하지만 개인적으론 흰 색은 아무래도 너무 심심한거 같다
누렇고 부드러운 크림색이나, 오래된 종이의 바랜 색깔 같은건 좋아하는데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미안을 꾸역꾸역 다 읽긴 했다만  (0) 2010.09.21
브리지파트너  (0) 2010.08.13
안개  (0) 2010.07.24
나는 네가  (0) 2010.07.24
이끼  (0) 2010.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