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습관의 말들

유연하고단단하게 2020. 6. 23. 17:09

 
사치에 대한 욕구는 보들레르 식으로 말한다면 인간 정신의 불멸성에 대한 증거다. 이런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도 생존 밖으로 넘치는 것이 하나라도 있어야 삶이 삶이다. 하다못해 연필이라도 좋은 것을 사서 써야 한다.
- 황현산,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난다, 2019)
 
걷기와 마찬가지로 요리도 한번 해 보면 일종의 관성이 붙어서 계속하게 된다. 내가 먹는 밥에 나의 시간을 들이는 일은 짐작보다 훨씬 충만한 일이다.
- 하정우, 『걷는 사람, 하정우』 (문학동네, 2018)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 바로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인생이라는 영화는 슬프고 고통스러운 장면에서는 느린 재생 버튼을 누른 것처럼 흘러가고, 기쁘고 즐거운 장면은 총알같이 지나간다. 그나마 니클라스는 그처럼 기이한 모순에 집착하는 것이 아무 소용 없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 곤잘레스씨도 입버릇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라고 말하지 않던가?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 클라우스 미코쉬, 『곤잘레스 씨의 인생 정원』 (인디고, 2019)
 
자기만의 루틴을 마련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가꾸겠다는 다짐이다.
- 김교석, 『아무튼, 계속』 (위고, 2017)
 
나만의 루틴이 있으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사소한 일에 고민하지 않고 순서대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어요.
- 유튜버 해그린달
 
 

눈 뜨면 자리에서 5분 스트레칭하고 일어나기, 아침 공복에 물 한 잔 마시기, 비타민 챙겨 먹기. 이 세 가지는 벌써 일 년째 내 아침 습관이 되기를 바라는 희망 사하이다. 저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희망 사항씩이나 되냐고 코웃음 치는 분들도 있을 테다. 장담하건대 혹시 저 세 가지 중 한 가지라도 마음이 내켜 '내일부터 일어날 때 스트레칭해야겠다', '눈 뜨면 공복에 물부터 꼭 마셔야지', '건강을 생각할 나이니 비타민 좀 챙겨 먹자' 하고 '지금' 결심하는 분이 있다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걸 3일만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일상 행동 중에서 습관화하고 싶은 행동은 편리하고 간단해야 실행하기도 쉽다고 여러 습관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행이 가능하도록 편리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이 있다. 원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신호가 두드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 자기 전에 침대 바로 옆에 요가 매트를 깔아 둔다거나, 잠자리 옆이나 식탁 위 그 밖의 지나는 동선 기저기에 물잔을 채워 놔둔다거나, 그 물잔 바로 옆에 비타민을 미리 같이 놔둔다거나 하는 식의 장치를 말한다. 막연히 어떻게 해야지, 하고 결심만 했을 때보다 확실히 지속되는 날이 길어졌다. 습관 전문가 그레첸 루빈은 자신의 저서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에서 "원하는 행동은 쉽게 만들고 원치 않는 행동은 어렵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것은 습관의 성공을 가능케 하는 비밀 중 하나다"라고 말한다. 원하는 행동이 용이한 환경을 만들면 유리한 것처럼, 원치 않는 행동이나 고치고 싶은 습관은 그것이 불편하도록 장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불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내 사천성 게임 아이콘이 휴대전화 첫 번째 화면에서 세 번째 화면의 이름도 모호한 폴더 안으로 옮겨진 이유다.
 
 
 - 김은경 저, <습관의 말들 : 단단한 일상을 만드는 소소한 반복을 위하여> 중에서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선으로부터,  (0) 2020.08.02
읽고 싶은 책들  (0) 2020.07.22
단단한 삶  (0) 2020.06.14
볼드 저널 / <주말의 발견> 호  (0) 2020.06.14
회복탄력성,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0) 2020.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