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건 공기처럼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동일하게 주어진다. 세상은 그 자체로는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하지만 단지 운이 나쁘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잔인하다.
알콜 중독이었던 패트릭의 엄마도, 한 순간에 가족을 잃은 랜디도, 아버지를 떠나보낸 패트릭도 모두 과거를 딛고 나아가지만 리는 엔진이 멈춘 보트처럼 어디에도 나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누구도 그에게 감히 나아가라고 할 수 없다. 어떤 고통은 너무나 커서 삶을 통째로 잠식해 버린다. 시간이 고통을 지워주지도 않고 그 어떤 방식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리는 보스턴의 방에 새로운 소파를 사 둘 것이다. 그의 방에 누군가의 온기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겨울이 지나면 언 땅이 녹고, 조금씩 따뜻해지는 햇살에는 생명력과 위로가 깃들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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