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황인찬, 실존하는 기쁨

유연하고단단하게 2016. 5. 15. 15:12
 그는 자꾸 내 연인처럼 군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와 팔짱을 끼고 머리를 맞대고

 가만히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아는 사람을 보았지만 못 본 체했다 그래야 할 것 같았지만 확신은 없다

 아파트 단지의 밤

 가정의 빛들이 켜지고 그것이 물가에 비치고 있다 나무의 그림자가 검게 타들어 가는데

 이제 시간이 늦었다고 그가 말한다
 그는 자꾸 내 연인 같다 다음에 꼭 보자고 한다

 나는 말없이 그냥 앉아 있었고

 어두운 물은 출렁이는 금속 같다 손을 담그면 다시는 꺼낼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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