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나갈 때...... 우린 벽장에서 코트도 꺼내지 않았어요. 몇 분이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우리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왜 갔는지도 모르겠고. 충동이었어요. 그 말밖엔 할 수가 없어요. 그릇된 충동이었지요."
그녀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날 밤 일은 내 잘못이었어요. 미안해요,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되는데. 나도 알고 있어요."
"맙소사."
그 말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렇지만 당신은 언제나 그런 식이었어, 매리언!"
그리고 그 즉시 그는 자기가 새롭고도 의미심장한 진실 하나를 입 밖에 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레이먼드 카버, '제발 조용히 좀 해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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