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청록색의 커다란 교문은 아직은 낯익은 모습이었다.
텅 빈 커다란 운동장에서 전해지는 고요함, 거기서 전해지는 익숙한 무게감이 반가웠다.
오랜만에 만나 보는 듬성듬성 불이 켜진 교실들의 풍경.
운동장을 빙 두르고 있는 길을 따라서 걸었다.
모래알을 밟는 낯익은 감촉이 발 끝으로 전해졌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 바스락 모래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몸은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학교를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추억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껴볼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