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10607

유연하고단단하게 2021. 6. 7. 19:36

 

 

내가 요즘 잘 하고 있는건지, 잘할 수 있는 사람인건지, 의심이 들고, 나 자신이 마냥 못난 사람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온라인 승급 교육에서는 엉겹결에 팀장을 맡았는데 리딩을 잘하지 못해 팀 분위기를 다운시킨 것 같고, 회사에서는 기획한 행사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고, 이직을 준비 중인 곳에서는 기본 연봉을 후려치기 당했지만 커리어 핏이 충분히 맞지 않는 포지션이라 을의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두 번 리젝하지 못하고 프로포절에 사인해 버렸다. 요새 일찍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서 며칠째 아침 운동을 하지 못했는데 이 때문에 (매일 아침 운동에서 얻었던 사소한 성취감 및 에너지를 얻지 못한 탓에) 더욱 자존감이 떨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간단히 완결을 이룰 수 있는 일을 했다. 동생이 요리해 먹은 것까지 수북이 쌓여 있던 설거지 거리를 하나씩 해치웠다. 새로 산 옷 몇 벌을 다림질했다. 설거지를 하고 옷을 다리는 이 사소한 일이 나에게 작은 안정감을 주었다. 어떤 일이든, 간단하고 쉬운 것일지라도, 내 힘으로 완결시켰다는.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아내고, 잘 살아가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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