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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좀 아는 사람

유연하고단단하게 2021. 5. 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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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의 맞춤 추천 알고리즘
먼저 두 가지 기본 정보를 확인한다. 첫째, 각 사용자가 듣고 마음에 들어서 라이브러리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한 노래가 무엇인지 본다. 반대로 30초도 안 듣고 건너뛴 노래는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둘째, 다른 사용자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본다. '조깅용 노래'나 '비틀즈 베스트' 같은 플레이리스트에서 주제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로 두 가지 방식을 이용해서 추천곡을 선정한다. 첫 번째는 두 개의 데이터세트dataset를 비교해서 사용자가 좋아하는 노래와 연관성이 있는 새로운 노래를 찾는 것이다. 만약에 A가 만든 플레이리스트에 8곡이 담겨 있는데 그 중 7곡이 B의 보관함에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B는 A 스타일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금주의 발견에서 B의 보관함에 없는 A의 나머지 한 곡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이것을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라고 하는데 아마존에서도 이런 식으로 사용자들의 구매 이력을 비교해서 상품을 추천한다. 넷플릭스의 작품 추천, 유튜브의 동영상 추천, 페이스북의 친구 추천도 모두 협업 필터링의 결과다. 협업 필터링은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위력이 강해진다. 사용자가 증가하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찾기 더 쉬워지고, 따라서 추천곡 선정도 더 쉬워진다. 하지만 사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알고리즘의 작동 속도가 느려지고 컴퓨터 자원이 많이 소모되는 단점도 있다.
스포티파이가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두 번째 방법은 '취향 프로필'을 작성하는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가 듣고 좋아한 노래를 기준으로 좋아하는 장르(모던록, 힙합 등)와 세부장르(모던컨트리록, 서던힙합 등)를 판단해서 추천곡을 선정한다. 과거의 청취 패턴을 분석하는 선곡법이다.
스포티파이는 왜 그렇게까지 큰돈을 투자하여 추천시스템을 개발하는 걸까? 우선 탁월한 추천시스템이 스포티파이를 애플뮤직과 같은 라이벌 서비스와 차별화하는 강점이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그 덕분에 사용자가 유지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포티파이를 많이 쓸수록 알고리즘이 취향 정보를 많이 수집해서 추천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반대로 애플뮤직으로 갈아타면 축적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곡을 추천받는 맛을 못 느낀다. 이렇게 '전환 비용'이 높으면 전환이 잘 안 일어난다.
정리하자면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는 사용자에게 유익한 기능인 동시에 스포티파이의 스마트한 비즈니스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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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알고리즘

"뉴스피드노출도 = C X P X T X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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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I
우버는 구글지도 API를 통해 주변 지도를 표시하고 소요 시간을 예측한다. 이렇게 다른 앱의 기능이나 데이터를 가져다 쓸 수 있게 해주는 코드를 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 interface, 줄여서 API라고 부른다. API는 쉽게 말해 앱들 사이의 통신 수단이다.
첫 번째 유형은 '기능 API'다. 기능 API는 경로 계산, 문자메시지 전송, 문장 번역 같은 작업을 전문적인 앱에 맡길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유형은 '데이터 API'로, 다른 앱으로부터 스포츠 경기 점수, 최신 트윗, 오늘의 날씨 등 흥미로운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게 한다. 세 번째 유형은 '하드웨어 API'로 기기의 고유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인스타그램은 휴대폰의 카메라 API를 통해 줌, 초점, 촬영 기능을 빌려 쓰고 구글지도는 휴대폰의 지리위치 API로 사용자의 현 위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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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 테스트
AB테스트에서는 최소 두 가지 버전(A, B)을 보여준 뒤 소기의 행동('전환' 등) 수치를 비교해 어떤 버전을 모든 사용자에게 제시할지 정한다.
기업에서 AB테스트를 할 때 실험자는 A 버전과 B 버전에서 특정한 수치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한 뒤 p값을 구한다. p값이란 관찰된 격차가 우연의 일치일 확률을 말한다. 보통 p<0.05, 즉 격차가 우연히 발생했을 확률이 5% 미만이면 그 변화가 의미 있다, 즉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한다. 그 확률이 5% 이상이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가령 아마존이 사용자 중 절반에게 '장바구니에 추가' 버튼을 조금 더 크게 표시했더니 매출이 2% 증가했고 p=0.15라고 해보자. 그러면 버튼의 크기를 늘려 큰 효과를 본 것 같아도 실제로 매출 증가가 버튼과 상관 없이 우연히 일어났을 확률이 15%란 뜻이다. 이 경우 아마존은 버튼 크기를 키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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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제조사에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소비자와 제조사에 무료로 제공한다. 그래서 삼성과 LG같은 회사가 구글에 한 푼도 내지 않고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폰을 출시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구글은 공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로 연간 3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다.
구글의 전략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무료 배포 전략을 통해 전 세계 스마프톤의 80% 이상이 안드로이드로 돌아가고 있다. 이 안드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을 발판으로 구글은 여러 방면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첫째, 구글은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대신 유투브와 구글지도 같은 자사의 대표적인 앱을 의무적으로 탑재하게 한다. 구글 앱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구글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더 많은 광고를 표시하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둘째, 구글은 광고 수입보다는 못해도, 앱 구매 수수료로 상당한 수입을 올린다.
셋째,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이 커질수록 구글이 광고 수입에서 챙기는 몫이 늘어난다. iOS 사용자가 구글 검색에서 광고를 클릭하면 광고 수입 상당 부분이 애플에게 돌아간다. 더군다나 구글은 iOS에 구글 검색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탐재하는 대가로 애플에 연간 120억 달러를 지불한다. 그러니까 구글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아이폰 말고 안드로이드폰에서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게 더 좋다.
이렇듯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증가하면 구글의 수입도 증가하니까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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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 부분 유료화
부분유료화를 통한 수익 창출법은 크게 두 가지, 인앱결제와 유료구독이다.
인앱결제는 돈을 내고 추가 기능이나 가상의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스냅챗에서는 돈을 내고 나만의 필터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앱이 기본적으로 광고를 보여주면서 광고 제거 기능을 유료로 판매한다. 게임과 앱 개발자들이 인앱결제를 선호나는 이유는 추가 비용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분유료화의 다른 한 축은 유료 구독이다. 유료구독은 '플러스', '프리미엄', '골드' 같은 명칭이 붙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틴더 플러스는 매달 소액의 요금을 내고 스와이프와 추가 기능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매달 무료로 읽을 수 있는 기사의 수가 제한되어 추가로 구독하려면 월정액을 내야 한다.
앱 개발자들 사이에서 구독 서비스가 인기인 이유는 첫째,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구독 서비스 가입자가 앱을 더 장기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생애라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그런 사람이 회사에 더 많은 수입을 안겨준다. 전문용어로 '생애가치'가 더 높고, 디지털 사업에서는 생애가치 극대화가 곧 길이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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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잡이
어지간한 사람은 소프트웨어에 1달러를 지불하는 것도 비싸다고 느낀다. 하지만 어떤 앱이든 가장 열성적인 소수의 사용자는 선뜻 큰 돈을 쓴다. 경제학자들이 80/20 법칙 혹은 파레토 법칙이라고 말하는 현상이다. 고객 중 20%에게서 수입의 80%가 나오고 나머지 80% 고객에게서 20%의 수익이 나온다. 따라서 앱 개발자 입장에서는 지갑을 잘 여는 20%(업계에서는 '고래' 혹은 헤비유저라고 칭하는)를 찾아서 최대한 현금을 뽑아내는 게 중요하다.
정리하면 부분유료화 전략은 앱을 무료로 배포해서 사용자를 대거 유입시킨 후 열성적인 사용자를 찾아서 추가 기능을 무기로 일회성 결제나 정기 구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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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경매
앱과 웹사이트는 광고를 표시해주는 대가로 광고주로부터 광고료를 받는다. 이 때 광고료 청구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사용자가 광고를 볼 때마다 소액의 광고료를 청구하는 노출당 과금Pay-Per-Impression, PPI이다. 보통은 1,000회 노출 당 5달러 이런 식으로 1,000회를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1,000을 뜻하는 '밀리'를 써서 밀리당 과금Cost-Per-Mille, CPM이라고도 부른다.
둘째,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광고료를 청구하는 클릭당 과금Cost-Per-Click, CPC이다.
광고주가 구글 검색 결과나 페이스북 뉴스피드 같은 곳에 광고를 내려면 클릭당 혹은 노출당 얼마를 낼 의향이 있는지 '입찰가'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가 웹페이지에 접속할 때마다 모든 광고주를 대상으로 즉석 '경매'가 열려 낙찰자의 광고가 표시된다.
입찰가를 높게 제시할수록 광고가 표시될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항상 최고가 입찰자가 승리하지는 않는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광고의 연관성 같은 몇 가지 기준을 함께 고려한다. 광고의 연관성이 클수록 클릭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져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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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광고
타깃광고는 '클릭률'을 높여서 광고주가 돈 쓴 보람을 느끼게 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다른 어떤 업체보다도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다. 그렇기에 타깃광고의 적중률이 최고이고, 광고료도 최고로 많이 받는다. 사용자 데이터를 토대로 한 타깃광고 사업은 이윤이 아주 많이 남는 장사다. 페이스북의 연간 광고 매출은 약 300억 달러로 회사 전체 매출의 99%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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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광고native adertising
협찬 콘텐츠, 다른 말로 네이티브 광고는 일반적인 콘텐츠와 이질감이 없게 제작되어 사람들이 광고로 치부해 그냥 넘겨버리지 않도록 한다. 네이티브 광고는 클릭률이 배너광고의 2배 수준이라서 광고주에게 유리하다. 소비자의 22%가 네이티브 광고를 유익하게 여긴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있다 (배너광고가 유익하다는 답변은 4%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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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 앱 혹은 '플랫폼' 앱
아마존,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이 구매자와 판매자(또는 승객과 기사)를 이어주는 '중개' 앱 혹은 '플랫폼' 앱은 사용자가 뭔가를 구매할 때 수수료를 챙긴다. 이 소액의 '서비스 수수료'가 그들의 주 수입원이 된다.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도 돈을 버는 중개 앱이 존재할까? 첫 번째는 부분유료화를 통해 '파워유저'에게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와 같이 사용자이 계좌에 안 쓰고 남아 있는 돈으로 이자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일단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투자 받은 돈으로 연명하면서) 몸집이 커지면 수익을 창출하는, 선성장 후수익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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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전자, 전력공사
주식을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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