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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시기를 벗어나는 게 아니라 함께 지나가자는 거에요?
그렇죠. 우울함이 선천적이거나 오랜 시간 다져온 성격이라면 완전한 치유가 안 될 수도 있는 거에요. 전 순간순간의 계절을 느낀다고 생각해요. 우울이라는 추운 계절을 함께 보낼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게 위로인 것 같고, 꼬이 필 거라는 기대를 해보는 거죠. 예전엔 저도 힘들 때마다 그 감정을 피하기 바빴어요. 나에게 오지 말라고 발버둥 쳤고요. 지금은 그 우울을 받아들여요. 그래 왔니? 하면서요.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감정이 밀려왔을 때 우린 보통 뛰쳐나가잖아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돼요. 내게 우울한 감정이 온 거지 우울함 자체가 나인 건 아니잖아요. 그 사실을 아는 순간 그 감정이 두려움으로 작용하지 않게 되고요. 수영하고 똑같은 것 같아요. 깊은 물 속을 보면 죽을 것 같지만, 힘 빼고 가만히 있으면 물에 뜨잖아요. 감정도 발버둥 쳐서 될 게 아니라는 걸 인지하니까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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