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점심 동네 스타벅스에서 단호박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를 먹고 있다. 샌드위치에는 단호박과 치즈가 버무려진 필링 외에도 두툼한 토마토와 가지(추측 상), 양상추 등이 들어가 있어 복잡하고 풍부한 맛이 난다.
어제 밤에 콩설기를 먹고 잔 것을 감안해서 오늘 하루 1000kcal 이내로 먹도록 잘 조절해야겠다.
아침에는 구립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다. 도서관에서는 항상 청결도를 고려하여 신간도서 위주로 책을 빌린다. 그런데 신간 코너와 다른 책장을 쭉 거의 한시간 동안이나 둘러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어렵게 골라온 두 권의 책은 가벼운 부동산 투자 입문서와 현대인의 산만함, 마음 챙김의 필요에 대한 심리학 저서.
사실 요즈음의 내게 책이란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준비물'로써 필요한 것에 지나지 않다. 몸을 살찌우는 시간의 절반 만큼이라도 마음을 살찌우는 데에 보탬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또 그렇기 때문에 다시 생각해보면, 굳이 완벽한 책을 골라야하고 빌린 책을 완독해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껏 책을 들고 온 카페에서 손톱을 들여다보거나 다이어리를 쓰거나 좋은 노래를 찾느라 책을 한 장도 읽지 못하는 일이 대부분일지라도, 후회하거나 죄책감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