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017년 3월 첫째주의 주말.

유연하고단단하게 2017. 3. 5. 14:54


2017년 3월 첫째주 주말의 기록.


1.

먹은 것 :

- 토요일 점심. 부암동 데미타스에서 찹스테이크 덮밥과 크림카레라이스. 기다리고 주문하는데 한시간, 먹는데 30분이 걸렸다.

- 토요일 간식. 에스프레소하우스에서 미지근한 맛의 아이스라떼. 너무 피곤해서 저녁에 영화를 보는 동안 잠들지 않기 위해 올리브영에서 산 아쌈 밀크티.

- 토요일 저녁. 금호동에 새로 생긴 칵테일바 목화다방에서 오일파스타와 올리브, 칵테일. 가게 이름과 장소성에 반해 마음에 두고 있다가 찾아간 곳인데, 다시 찾아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

- 토요일 야식. 메추리알 장조림. 쳐묵쳐묵.

- 일요일 아침. 자몽 하나와 아몬드라떼.

- 일요일 점심. 블루베리와 닭가슴살 각각 한그릇, 코코아.

- 일요일 간식. 오렌지와 돌체구스토 캡슐 카페오레, 구운 계란.


2.

본 것 :

- 문라이트. 선뜻 끌리지는 않지만 보고 나면 아무도 후회하지 않는 영화라고 해서 보러갔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아이가 성장해 가는 이야기,라고 포털 사이트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잔잔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다채롭고 감각적인 영화이다. 마이애미의 바다, 흑인 타운의 거리와 주택과 식당들, 마약굴의 풍경이 생생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이 운명지어지는 것을 지켜본 느낌이 드는 영화. 흥미롭지만 금방 잊혀질만한.


- 피프티피플. 토요일 오전 머리를 염색하면서 미용실에서 잡지를 읽는데 젊은 여자 작가들에 대한 인터뷰 화보가 실려 있었다. 정세랑이 실린 페이지를 보고 동네 도서관 신간코너에 꽂혀있던 소설, 피프리피플이 생각났다. 염색을 마치고 잠시 도서관에 들려서 책을 빌렸다. 주인공이 50명인 이야기,라고 해서 깊이 없이 가볍게 읽을만한 단편집이겠거니 생각하고 선뜻 빌리지 않았는데, 읽어보니 가볍기는 하지만 유쾌하고 쓸데없이 진지하지 않으면서 무게감이 있는 멋진 소설이었다. 다음에 도서관에서 정세랑이라는 이름을 발견하면 주저없이 그녀의 책을 집어들게 될 것 같다.


3.

생각한 것 :

- 전투적인 다이어트가 불가피하다고 결심하고 다이어트 카페에 접속했다가 다이어트 밴드 모집글을 보고 가입하게 되었다. 오늘 아침 공복 몸무게를 재고, 아침과 점심에 먹은 것을 찍어서 밴드에 업로드했다. "오늘의 점심 식단 : 블루베리와 닭가슴살과 코코아입니다"라고 써서 올린 사진을 보면 나에 대해 어떤 상상을 하게 될까. 아마 굉장히 평범한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평범한 집에서 평범한 가족들과 평범한 주말을 보내는 사람. 그동안 나는 내가 평범함이라는 범주의 가장자리에 겨우 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밴드에 올라간 사진을 보고 있으니 새삼 나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라고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가지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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