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무라카미 하루키와의 인터뷰 중에서

유연하고단단하게 2010. 9. 16. 23:33

 

Interviewer: 평소에는 언제 글을 쓰시나요?
  
Interviewee:
보통 새벽에 일어나서 정해 놓은 시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책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4시에 일어나서 조금 전까지 글을 썼습니다.
시간을 무조건 정해 놓고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것은 미국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방식이었죠.
 


Interviewer: 그럼, 그 시간 동안에는 술술 글을 쓰시나요?

Interviewee:
기계가 아니니까 꼭 그렇진 않죠. 그래도 책상 앞에 인내심을 가지고 앉아 있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쓸 거리가 생각나면 신나게 써 내려가지요.
 


Interviewer: 일종의 수련 과정 같네요.

Interviewee:
글의 소재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갑자기 여행을 떠나 버린다던가 하는
적극적인 사건을 일으키는 작가들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아요.
글쓰기는 이벤트가 아니잖아요.
어쨌든 앉아있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글이 써져요.
또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 전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을 조금은 즐긴답니다.

 

 

-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 하루키와의 가상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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