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듯, 도덕이란 한 사회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행동의 기준이고, 이 규범은 그 사회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생활습관과 관습에서 비롯된다. 도덕은 그 자체로서 선이 보증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사회·역사적 조건이나 다수의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규범이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의심 없이 존속될 수 있다.
따라서 도덕을 심문하지 않고 도덕적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면 필연적으로 기존의 관습과 규범에 적극적으로 영합하게 된다.
임신중지는 어머니 되기의 거부가 아니라 잠재적인 어머니 되기를 전제함으로써 용인되고, 사람들에게 연민을 불러일으킬 만한 경우에 한해 정당화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이성애 규범을 해체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생식으로부터 분리하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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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단편 <다른 세계에서도> 에 대한
이선미의 평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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