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191015

유연하고단단하게 2019. 10. 15. 00:44

나를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모든 게 다 내 잘못인 것처럼 쏘아대던 말에 상처받았던 나를 위로한다.

그 말들은 가족들, 특히 나의 어머니에게서 던져진 것이었다. 엄마는 날 위한 조언이라며 필터링 없이 적나라하고 무자비한 말로 나를 상처입히는 최고의 악플러였다.

어른이 된지 한참이 더 지나서야 나는 엄마가 항상 옳고 현명한 사람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요즈음 엄마가 아름답고 매혹적인 중년 여성에서 할머니로 접어드는 순간을 쉴새 없이 목격하는 것이 마음 쓰리기는 하지만, 동시에 엄마가 다른 사람을 상처 주고 비하하는 말을 얼마나 적나라하게 또 무심하게 내뱉는가를 좀 더 비판적이고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나 자신을 이렇게 다독이며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너는 잘못한 것이 아니었다고. 그때 너는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소중하고 가치있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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