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즐겨듣는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동네 스타벅스까지 걸어갔다. 시인 박준이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분이었다. 소소하게 재미있고 아름답고 어딘지 쓸쓸한 이야기를 들었다. 문득 예전에 좋아했던 시인 황인찬이 생각났고, 그때 함께 좋아했던 샤이니 종현이 생각났다.
어쩐지 나도, 나야말로 행복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의 뿌리는 오늘 아침 잰 몸무게가 지난주보다 0.2 늘어난 50.9kg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봐주더라도 48kg대에는 도달해야, 마음 놓고 긍정할 수 있고 인정할 수 있는 내가 된다는 암묵적 자기 승인이 있기 때문이다.
몸무게에 대한 강박은 아주 아주 가끔씩은 절제력을 키워주는 효능이 있지만, 대개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고 여러모로 한계에 부딪히게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