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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피쳐기사] 2018 알쓸신잡

유연하고단단하게 2018. 3. 1. 17:03



[Outlook2018] 2018 알쓸신잡


2018년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는 시기다. 인류가 원자 단위로 흩어지고 1인 가구는 현상을 넘어 보편적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시장과 문화도 그에 따라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가 모처럼 황금시대에 진입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첨단 기술과 IT,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호황을 주도할 것이다. 여기에 요동치는 유럽과 남미의 정세도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노블레스 맨>은 이 밖에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예측도 들어봤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기대되는 인물들도 만났다. 이러한 예측과 관심은 지평선에서 다가오는 흐름에 흐릿하게나마 돋보기를 들이대는 것이다. 올해 벌어질, 당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에 대해 말한다.




2018년 한국 경제 순항할까?


2018년 새해에 우리 경제는 수출과 소비가 중심이 되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2018년 우리 경제성장률은 2.8% 정도. 작년보다는 다소 낮지만 경기가 하향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 특히 다행인 것은 국제 교역 규모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인데, 사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대두된 문제는 국제 교역 규모의 감소세로 이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국제 교역 규모 증가율은 1985년 이후 2007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의 평균 2배 이상을 기록한 역사가 있지만, 2012년부터 2016년 사이(글로벌 금융 위기 발생 이후 4년여가 지난)에는 세계 경제성장률 이하로 하락하기도 했다. 다행히 올해의 우리나라 국제 교역 증가율은 4.0%로 전망되며 여기에 3.1%의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까지 더해 경제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으로 점치는 상황. 또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통해 임금과 이전소득이 증가하고, 소비 증가가 경제 성장률을 웃돌면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최종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3.5%로 증가할 전망). 문제는 투자다. 아쉽게도 투자 부문은 매우 부진할 것 같다. 총투자, 즉 총고정자본형성 항목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로 나뉜다. 먼저 건설투자의 경우 증가율이 –0.9% 정도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인데, 이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과 더불어 SOC 투자 항목의 예산이 4조2000억 원 삭감됐기 때문(전년 대비 -20%)이다. 즉 토목과 건설 분야에 신규 투자 억제책이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설비투자 역시 ICT 분야에만 집중하는 등 산업 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전년 대비 증가율이 올해 13.4%에서 3.4%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 부문은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설비투자의 증가율은 급감할 예정이라 결국 총고정자본형성의 증가율은 1.0% 정도로 사실상 제로 수준이며, 이는 결국 투자 부문의 부진으로 이어져 올해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올해 부동산 부문은 강력한 긴축정책의 가시권 안에 들어 있다. 이미 말했듯 정부는 부동산에 대해 긴축적 재정 정책을 내놨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 금리를 0.25%p 인상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제동을 걸었다. 2017년 발표한 가계 부채 대책을 보면, 정부는 신DTI 지표 활용 등을 통해 부동산 부문으로 유입되는 자금 총량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즉 거시적으로는 재정과 통화정책, 미시적으로는 가계 부채 대책 모두 부동산 분야에 대해 긴축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 이러한 조치는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부동산이 가계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고용 효과도 상당한 부분이라 보완책이 필요할 듯하다. 부동산 분야가 위축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_ 윤창현(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브랜딩으로 시작하는 2018년 / ‘나’의 생각, 관점, 콘텐츠가 중요해진다


최근 재미있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창업가, 새로운 콘텐츠와 물건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새로운 관계와 취향을 창조하는 커뮤니티 등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과거에는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다고 여기던 일을 많은 사람이 비교적 쉽게 시작하고 있는 것. 중요한 건 이들이 취미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형태로, 라이프스타일의 중요한 흐름으로 선보이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중 브랜딩은 새로운 사업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네임 밸류가 있는 브랜드는 모든 사람에게 매력적이기 때문. 그렇다면 브랜딩을 잘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차별성과 일관성. 경쟁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차별화한 특징이 있어야 하며, 그 특징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8년에는 이런 조건 외에 추가로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 첫째, 브랜드의 명확한 자기다움(아이덴티티)이 ‘여전히’ 중요하다. 고객에게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왜 존재하는지, 우리 브랜드가 왜 특별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최종 결과물 외에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원료를 사용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하는지가 꽤 중요해졌다. 둘째, 일관된 고객 경험을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브랜드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우리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브랜드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공통의 취향과 관심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크게 늘어났으며, 사람을 중심으로 한 관계 자체의 의미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셋째, 안에서 시작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 매력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추어도 내부 조직 구성원의 눈높이나 방향이 서로 다르면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려움을 겪는 이유 대부분이 사람이라는 점에서 브랜딩 역시 내부 구성원 간의 공유가 중요하며, 결국 이것이 브랜딩의 궁극적 경쟁력에 속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브랜딩은 결국 한 끗 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게 시작하고 디테일을 챙겨야 한다.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이나 개인 역시 훌륭한 수준의 브랜딩으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을 만족시키고 차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디테일의 힘은 매우 강하며, 이러한 작은 차이가 모여 결국 고객이 경험하는 브랜드의 최종 이미지가 된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와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 어떤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느 것 하나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한 건 결국 ‘내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시장에서 무엇이 유행하는지 발견하는 것보다 내 생각, 내 관점 그리고 내 콘텐츠가 중요해졌다. 이 또한 결국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다. 새롭게 시작하는 2018년에는 일이든 놀이든, 사업이든 프로젝트든 이제 브랜딩으로 시작하자.

_ 우승우(브랜드 컨설턴트, 72초TV 최고브랜드책임자)




2018년 꼭 알아야 할 테크 제품 / 스피커의 모습으로 다가온 인공지능

2016년 알파고의 승리를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은 조만간 터미네이터가 우리를 급습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한 해 동안 그런 일은 없었다. 비록 터미네이터나 <아이언맨>의 자비스가 세상에 나타나진 않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인공지능이 우리 곁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만은 사실이다. 인공지능의 이름으로 가장 가까이 와 있는 제품은 바로 인공지능 스피커다. SK텔레콤의 누구와 KT의 기가 지니를 필두로 이제는 네이버의 웨이브와 카카오의 카카오 미니 등 인터넷 포털까지 가세했다. 이런 스피커형 제품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일 뿐 아니라 고객 반응도 나쁘지 않다. 특히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네이버 뮤직이나 멜론 등 음원 서비스의 1년 이용권을 구매하면 인공지능 스피커를 무료로 주고 있다. 이렇게 손에 넣은 인공지능 스피커는 노래 제목이나 가수 이름을 말하면 음악을 틀어 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 밖에 날씨나 뉴스를 알려주거나 오늘 특정 주식의 매매가를 답하기도 한다. 이런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보다는 인터넷 포털 업체가 유리한 형국이다. 말 그대로 포털은 인터넷상의 수많은 콘텐츠를 사전에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해 좀 더 똑똑한 답을 내놓거나 혹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건 당연지사다. 그런데 별것 아닌 것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에 왜 통신사부터 인터넷 포털까지 뛰어드는 걸까? 세계적으로 보면 유통사인 아마존의 움직임이 가장 적극적이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음성을 이용한 서비스라는 점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특정 서비스에 필요한 전용 디바이스는 아무래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디지털 장비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계층에게 다가서기엔 녹록지 않다. 하지만 음성을 이용한다면, 더군다나 사람에게 말하듯 자연어를 활용할 수 있다면 훨씬 접근성이 높아진다. 주변에서 집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놓았더니 나이 든 부모님이 생각보다 잘 사용해서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스마트 홈을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인공지능 스피커가 맡을 수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 홈을 완성하기 위해 전용 홈 PC를 설치하거나 냉장고를 이용하는 등 여러 기상천외한 방법이 시도되었지만 아직도 스마트 홈을 구현하긴 쉽지 않다. 그런데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조심스레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경우 네이버와 협력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그 덕분에 음성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행위에 가까워지고 있다. 2018년에는 이런 인공지능 스피커의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음식 배달업체와 제휴를 맺고, 자동차에 탑재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그 결과물을 준비하고 있다. 다가올 미래가 궁금하다면 거실에 인공지능 스피커 하나 정도 갖추는 것도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다.

_ 김영욱(한국마이크로소프트 테크 이밴절리스트)




혁명적 변화가 이끄는 변혁의 2018년 /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열린다


2018년은 인류가 문명을 이룬 이래 가장 작은 단위로 회귀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경제적 발전과 기존 가치의 붕괴, 메트로폴리탄이 낳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 고령화 등으로 지구촌은 1인 가구로 급격히 재편 중이다. 1인 가구 시대에 돌입하며 가장 떠오른 산업 분야는 반려동물이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 1000만 시대가 코앞에 있다. 이런 시기에 무술년 개띠를 맞이한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마치 인간관계가 원자화되는 각자 도생의 시대를 예측이라도 한 것 같다. 개인화의 가속은 가장 중요하게 논해야 할 주제다. 경기 침체의 그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올해 소비 트렌드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하는 ‘소확행’이다. 사람들은 불안한 사회에서 자기만의 안식처를 뜻하는 케렌시아(querencia)를 찾아 나서고 있다. 경기 불황만의 문제라기보다 새로운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전에 없던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또한 이전 베이비부머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한 소비자가 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의 놀라운 진보는 과거 사람이 하던 업무를 사람이 무인으로 수행할 수 있는 언택트 기술(untact technology)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 속에서 과거 재화의 구매라는 형태로 존재하던 상품들이 서비스로 판매되는 경우가 늘어나며 새로운 부가 가치와 수요를 창출하는 만물의 서비스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기술만 변하는 게 아니다. 소비자도 새로운 가치로 무장하고 진화한다. 이들은 업무와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자아와 인생에 대해 열정적인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세대다. 이들은 자기 주관을 소비 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자신의 독특한 취향과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을 실천한다. 이러한 행동은 변화하는 인간관계의 준거 틀 안에서 자신을 찾으려는 노력의 반영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기존의 소속 공동체, 특히 가족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해 대인 관계가 생활의 중심으로 옮겨오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적 불안이 커지고 자신을 지지해주던 가족과 지인에게마저 거리감을 느끼면서 자존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향해 나를 외치는 노력을 포기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제 가성비만으론 부족하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마치 아무런 약효 없는 플라세보(placebo)가 일정한 효능을 발휘하듯, 현대의 제품은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한 ‘플라세보 소비’가 가능해야 한다. 이런 가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은 ‘매력’을 높이는 것이다. 매력 자본 시대에는 같은 성능과 가격의 제품도 어떤 것이 더욱 매력적이냐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갈린다. 매력이 핵심 경쟁력인 시대가 온 것이다.

_ 이향은(성신여자대학교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 <트렌드 코리아 2018>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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