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기를 쓰려고 날짜를 보니 오늘이 16.10.16이었다. 애니웨이.
2. 어쩌다보니 오늘 잠깐 홍대 주변을 쓱 걸었다. 예전에 홍대 분위기(홍대입구역 근처를 제외한)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소박한 분위기의 외곽 골목길의 카페, 작은 상점들, 그 거리를 걷는 사람들. 언젠가 한번 제대로 홍대 합정 부근을 걸어봐야겠다.
3. 주말에 본 영화 두 편. 우선 싱스트리트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유쾌하고 기분좋은 영화였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노래들이 전부 다 좋았다. 아마추어 밴드를 통한 한 평범한 소년의 성장기라고 하기엔 노래와 연주실력들이 지나치게 고퀄이었지만 뭐 영화니까... 어쨌든 영화를 보는 내내 흐뭇했다만 영화가 끝난 뒤 주인공들이 모두 스무살 언저리임을 알고 나니 뭔가 짜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저들은 스무살이라서 저렇게 빛날 수 있는 것이다. 철딱서니 없는 이십대 후반을 위한 싱그럽고 에너지 넘치는 성장기 영화도 만들어지면 좀 힘이 될텐데.
일요일에는 우연히 EBS에서 딥임팩트를 방영하는 것을 보았다. 어릴 때 무척 감명깊게 보았던 영화였는데, 줄거리 전부는 기억이 안나지만 마지막에 비행사들이 혜성으로 돌진하여 지구를 구했던 장면만큼은 생생히 간직하고 있었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 역시나 그 마지막 즈음의 장면에서 또 눈물이 고였다(특히 앞을 못보게 된 남자가 자신의 아내와 아기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주 힘센 로켓을 들고 있구나! 나는 지금 너희를 꼭 끌어안고 있어"라고 말하는 부분). 그 외에 또 울컥 하게 된 장면은, 특종을 잡아 방주권까지 얻고 메인앵커에 오른 젊은 여자 기자가 그 생존권을 자신의 선배에게 양보하고 고향에 돌아가 아버지와 함께 바닷가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장면이었다. 나도 삶의 마지막을 함께할 사람을 고르라면 결국 가족을 선택할 것 같다. 아빠와 엄마는 나의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함께한 존재이니까. 더 많은 후회를 남기는 대신 좀 더 마음을 표현하고 같이 좋은 시간을 보내야할텐데.